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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정의 아쉬움과 도전의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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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농업인신문 기고 | 2011년 12월 23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몇 년은 농식품 부문의 문제들이 정치와 정책에서 중요한 이슈로 거론되었던 것 같다.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면서 광우병 파동이 정국을 휩쓸고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수백만 마리의 아까운 가축들이 목숨을 잃고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터진 배추파동으로 농산물 가격관리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가를 절실히 느끼게 했다. 10여년간 끌어온 농협 신경분리가 드디어 결판이 나 협동조합의 미래가 도전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미 FTA협상 타결로 농식품산업은 글로벌화에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되고 농업경쟁력 향상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걸려있는 처지가 되었다.

 

 벌려 놓은 일이 너무 많아 주어담아야 할 과제가 산적하게 밀려오고 있다. 농어민과 농어민단체, 농산업계, 농정공무원, 학자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더군다나 내년은 총선에다 대선까지 겹쳐있어 이 참에 한건 올려 정치적으로 튀어보자는 위험한 생각과 발언, 행동을 하는 '선무당'들이 많아질까 우려된다.

 

 개정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신경분리 예산이 국회로부터 최종 확보됨에 따라 새해는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 사업 확대와 조직 재편 등 다소 혼란스런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 우리 농업과 농정에 매우 중요한 만큼 기대도 크다. 그럼에도 농민 중심의 조직과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조직 이기주의와 중앙회 중심의 사업이 추진된다면 지역의 협동조합과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농업과 농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농민들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협동조합 조직원들의 각고의 노력과 농민지향적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연이은 배추파동으로 농산물 가격안정 해법이 무성하다. 더구나 기상변화가 심해지고 있어 안정적인 채소 공급기반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농작업 인력 부족에 대응한 안정적인 인력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협동조합의 농작업단 운영도 필요하고 마을단위, 들녘단위 농작업조직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가공공장 등 실수요처와 산지 협동조합, 영농조합, 농민 간의 거래계약, 계약재배 시스템을 잘 갖출 필요가 있다. 가격변동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이 포함어야만 농가, 유통인, 협동조합, 구매자도 안전하고 유리할 수 있다.

 

  FTA 체결이 확대되고 DDA 다자간협상도 새해에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글로벌 경쟁시대에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배가되어야만 한다. 농민을 단순한 농사꾼이 아닌 경영마인드, 마케팅마인드를 가진 농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네덜란드와 같이 세계적인 농식품 수출국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농식품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파이를 키우면 생산농민들도 이득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농업생산, 유통, 수출 전문기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들어올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고 권장할 필요가 있다.

 

 토지조방형 농업국이 아닌 이상 자본기술집약형 농업에 치중해야 한다. 첨단시설농업을 위해 설치비용이 많이 드는 온실 설치비에 대해 정부 보조와 장기저리융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새만금 간척지 농업용지에 조속히 대규모 첨단재배시설을 만들어 대중국 수출전진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김정일 사망으로 남북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북한체제가 흔들릴수록 식량문제가 더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급변통합에 대비한 북한농업과 식량공급문제를 심도있게 연구검토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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