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올해 농정의 아쉬움과 새해 농정의 희망
3180
기고자 김병률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1년 12월호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2010년 농정을 회고하고 2011년 농정을 전망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가 저물고 다시 새로운 한 해를 전망하고 기대해 본다. 지난해 말 전망한대로 금년에 한·미 FTA가 우여곡절 끝에 국회 비준절차가 끝나고 그 와중에 농민단체들의 요구가 상당부분 수용되어 농업부문에 피해보전대책들이 강구되었다. 협동조합 신경분리를 위해 6조 원 규모의 정부예산지원도 확정되었 다. 이상기후로 금년에도 채소가격 폭등락이 거듭되고 쌀 가격도 불안정했다. 정책입안자들과 학계, 연구자들도 경황없이 1년을 지내면서 미래정책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농정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장농정에 치우쳐 정책분석이 소홀한 상태에서 과도한 정책이 추진되면 정책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정부부처 담당자들의 인사이동이 지나치면 담당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정책을 입안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초래할 수 있고 정책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정책분석이 충분히 선행되어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2012년 새해는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농식품을 비롯해 소비가 침체되어 국제 농식품 시장이 위축되고 농식품수출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 수출시장인 일본이 원전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국산 농식품 수요가 늘어나고 중국 등 주변 아시아시장의 고품질 농식품 소비 증가는 우리 농식품 수출확대에 긍정적 희망을 주고 있다. FTA 체결 등으로 저가 저품질 농식품이 더 많이 수입되는 반면 우리만의 차별화된 농식품 수출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선 총선으로 새로운 정책 쏟아져 나오는 한 해 될 것

 

  개정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신경분리 예산이 국회로부터 최종 확보됨에 따라 새해는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 사업 확대와 조직 재편 등 다소 혼란스런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 우리 농업과 농정에 매우 중요한 만큼 기대도 크다. 그럼에도 농민 중심의 조직과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조직 이기주의와 중앙회 중심의 사업이 추진된다면 지역의 협동조합과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농업과 농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농민들의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협동조합 조직원들의 각고의 노력과 농민지향적 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새해는 총선과 대선이 겹친 정치가 이슈가 될 것이다. 무수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한 해가 될 것이며, 특히 농업과 관련해 노령화와 취약계층의 복지 문제, 그리고 후계농업인 육성과 청년취농, 귀농귀촌을 비롯해 농업인력의 안정적 세대교체와 공급체계 구축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특히 농업경영인의 5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시대에 노령농민들에 대한 복지와 의료체계가 보강될 필요가 있다. 농업경영인의 효과적인 세대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프랑스와 같은 강력한 청년취농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후계영농인에 대한 지원책이 강화되어 영농후계가 잘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구촌에 이상기후가 빈번해지고 있다. 새해도 금년 이상의 이상기후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만큼 식량안보와 가격안정정책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금년 9월 이후 기상이 호전되지 못했다면 쌀 시장도 요동치고 논소득기반다양화정책으로 4만ha 정도를 타작물로 생산조정한 농정에 문제가 발생했을 터인데 다행히 기상이 호전되어 생산량이 수요량을 커버할 정도가 되었다. 쌀 소비 감소 추세에 대응한 생산조정정책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이상기후 상황에서는 식량안보 차원의 생산기반 유지가 더 중요하다.

 

  배추파동으로 농산물 가격안정 해법이 무성하다. 더구나 기상변화가 심해져 안정된 채소 공급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농작업 인력 부족에 대응한 안정적인 인력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협동조합의 농작업단 운영도 필요하고 마을단위, 들녘단위 농작업조직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가공공장 등 실수요처와 산지 협동조합, 영농조합, 농민 간의 거래계약, 계약재배 시스템을 잘 갖출 필요가 있다. 가격변동 위협을 분담하는 방식을 포함해야만 농가, 유통인, 협동조합, 구매자도 안전하고 유리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 갖추는 노력 필요

 

  FTA 체결이 확대되고 DDA 다자간협상도 새해에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글로벌 경쟁시대에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농민을 단순한 농사꾼이 아닌 경영과 마케팅마인드를 가진 농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네덜란드와 같이 세계적인 농식품 수출국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농식품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파이를 키우면 생산농민들도 이득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농업생산, 유통, 수출 전문기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들어올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고 권장할 필요가 있다.

 

  토지조방형 농업국이 아닌 이상 자본기술집약형 농업에 집중해야 한다. 첨단시설농업을 위해 설치비용이 많이 드는 온실 설치비에 대해 정부 보조와 장기저리융자가 확대해야 한다. 새만금 간척지 농업용지에 조속히 대규모 첨단재배시설을 만들어 대중국 수출전진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에 비해 생산비가 5~6배나 과다하고 수확인력 부족으로 노지고추 재배가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수확량이 3~5배나 높고 친환경적이고 농작업 환경이 좋은 시설고추재배의 획기적 확대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노지고추만이 아니다. 이상기후로 노재재배 작물의 병충해가 과거보다 훨씬 빈발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설재배를 늘려야 한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