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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주식회사’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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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시론| 2011년 11월 25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공동체회사 등은 최근에 꽤 자주 들을 수 있는 용어다. 지역사회나 마을공동체가 가진 유형·무형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벌임으로써 안정된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들어 내자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회사의 운영목표가 이익을 창출하는 데 한정된다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공동체회사 등은 지속 가능한 소득이나 일자리를 제공하며 공동체의 관계를 복원하거나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복지의 빈틈을 스스로 메우는 등의 사회적 기능을 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이러한 마을기업이나 공동체회사의 유행에 앞서 어업인 110명이 주주로서 자본금을 출자하고 설립한 ‘무산김주식회사”는 한때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일자리 창출 우수사례로 선정됐을 만큼 크게 주목을 받았다.

 

  전남 장흥 어업인들은 김 양식에 산(酸)을 사용하면서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수익이 급감하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에 2008년 5월 일부 어업인들이 전국에서 최초로 산을 사용하지 않는 김 양식을 시작하면서 다른 어업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주민주식회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회사 설립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선도적인 어업인 리더들이 15차례의 주민 공청회를 열고 200여차례 김 양식어가들을 방문해 어업인들을 설득하는 등 약 1년 동안의 긴 과정을 지나서야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마침내 2009년 2월 우리나라 최초로 주민 주주 110명의 어업인이 참여하는 주민주식회사가 초기자본금 6억3,500만원을 조성함으로써 무산김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것이다.

 

  이 회사는 1만3,672㎡(4,143평) 부지에 저온저장·가공처리 시설을 갖추었다. 수산업의 영세성을 탈피하고 생산·가공·유통을 일원화하는 등 <무산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운영 초기에는 연간 350여만속(1속=100장)을 생산해 기존에 110억원이던 생산소득이 150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 회사 운영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여러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우선 산을 사용하지 않자 김 생산량이 30% 이상 감소한데다, <무산김>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가 충분치 않고 다른 지역 생산자들의 부정적 시각이 존재해 고가 유통이 원활하지 않다. 또 초기자본이 과다하게 들어 추가 시설 및 유통 등에 필요한 추가 자본 확보가 어렵다. 지역 일부 생산자의 저가 판매로 주주와 유통경쟁 관계에 놓이게 되는 지역 내 갈등도 있다.

 

  주민이 주주가 되어 설립한 주식회사는 해양생태계를 복원해 수산업 기반을 건전하게 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며, 기업적 생산·유통·경영 방식을 적용해 지역 일자리도 창출하고 생산자들의 이익도 증대시킬 수 있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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