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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쌀 통계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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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동규
농민신문 기고 | 2011년 10월 28일
박 동 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8월 초순까지 집중호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쌀 작황이 부진했다. 흉작이 예상됐고 쌀 가격도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농업인의 기대심리가 형성됐다. 하지만 8월 하순 이후 기상여건이 급격하게 호전되면서 최소한 평년작이 예상됐다. 상황이 변했지만 높은 가격에 대한 농업인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올해 쌀 소비량은 418만t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생산량이다. 생산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생산량 통계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통계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422만t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10a(300평)당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2.4% 늘어난 495㎏이지만 평년작(499㎏)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예상 생산량은 9월15일 기준이므로 추정치에 불과하며 최종 쌀 생산량은 앞으로의 기상여건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부연설명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쌀 생산량에 대한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쌀 생산량은 통계청 발표치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과 기상여건이 좋아졌지만 수확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의 경험에서 합리적인 쌀 생산량을 추론해 볼 수 있다.

 

 기상여건이 좋았던 2009년 10a당 쌀 예상 생산량은 508㎏이었으나 최종 생산량은 5.1% 늘어난 534㎏으로 집계됐다. 총생산량은 492만t으로 풍년이었다. 정부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잉이라고 판단되는 34만t을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했으며 시장은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쌀 가격이 단경기에는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2010년 5월 20만t, 그리고 9월에 2만6,000t 정도를 추가로 시장에서 격리하는 조치를 취했다. 실제 쌀 생산량은 통계치보다 많았다는 반증이다.

 

 기상여건이 좋지 않았던 작년에는 반대의 상황이 됐다. 10a당 쌀 예상 생산량은 489㎏이었으나 최종 생산량은 483㎏으로 집계됐다. 쌀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조짐을 보였다. 정부는 쌀 24만t을 방출하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어 추가적으로 40만t을 방출했다. 쌀 실제 생산량이 통계치와 괴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적정가격을 도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과거 경험으로 미뤄 볼 때 올해 실제 쌀 생산량은 통계청이 발표한 수준보다 5% 이상이 많아질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수확기 날씨가 좋았던 2008년과 2009년의 경우 생산량은 예상치보다 5% 정도 많았다. 올해도 8월 이후 일조량이 많아 낱알이 매우 충실해졌기 때문에 예상 생산량보다 늘 것으로 판단된다.

 

 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올해 5월부터 2009년산 40만t 정도를 방출했지만 일부만 시장에 유통됐다. 올해 흉년을 예상한 일부 도정공장에서 구곡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체 면담결과 정부가 방출한 물량의 절반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통계청의 과학적인 조사, 예상 작황조사 이후의 기상여건 호조, 재고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올해 쌀 공급 가능량은 460만t이 될 수 있다. 흉작이 예상됐던 시점에 형성된 높은 가격에 대한 기대감은 총 공급가능량을 기초로 현실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시장가격이 기대수준보다 낮아져도 직불금 수령액이 많아지므로 쌀농가 소득은 안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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