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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쇠고기 수입 재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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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민국
파이낸셜뉴스 기고| 2011년 7월 12일
정 민 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달 27일 한·캐나다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광우병 발생으로 중단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올해 말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타결 내용을 보면 30개월 미만의 살코기와 뼈는 수입이 가능하며 특정위험부위(SRM)·내장·분쇄육 그리고 쇠고기 가공품은 수입이 금지된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하는 캐나다 도축장에 대해 우리 정부가 현지 점검을 통해 직접 승인하기로 하였고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면 양국이 합의한 절차에 따라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쇠고기의 안전성 확보에 있어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가진 것은 성과다.

 

지난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그 동안 캐나다는 여러 차례 우리나라에 수입 재개를 요청했으나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양국간 견해 차가 커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캐나다는 2009년 4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우리나라를 상대로 쇠고기 분쟁조정을 신청하게 됐고 패널을 통한 분쟁해결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양자협상 결과는 WTO 분쟁 패널을 통해 야기될 수 있는 각국의 시장 개방 압력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쇠고기 주요 수입국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하기 이전 우리나라 수입쇠고기시장의 대부분은 미국산 쇠고기와 호주산 쇠고기가 차지했으며 캐나다산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쇠고기 부위도 대부분 냉동 갈비였다.

 

과거의 실적을 놓고 평가한다면 캐나다산 쇠고기가 미국산 쇠고기와 호주산 쇠고기에 비해 우리나라 수입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국내 쇠고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쇠고기 시장은 사육 두수 증가와 수입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세에 있으며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비에 대한 부담도 큰 상태다. 다만 이번 한·캐나다 쇠고기 협상 타결로 인해 한우 농가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우고기는 국내 소비지시장에서 차별화돼 있어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수입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한우고기가 한우고기로' 판매될 수 있도록 쇠고기 유통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와 수입쇠고기 유통이력제가 조속히 정착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우 사육 두수의 속도 조절을 위해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 위주로 적극적인 도태도 필요하다.

 

또한 사료 가격의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요구된다. 국내 조사료 생산 및 유통기반이 조속히 확충돼야 하며 조사료와 농후사료의 급여 비율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외사료 곡물의 안정적 조달 방안 마련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한우 산업은 지금까지 외환위기를 비롯해 많은 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해 왔다. 현재의 어려움을 내일의 발전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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