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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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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을 겪고 있는 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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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민국
KREI 논단| 2011년 2월 23일
정 민 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축산업 생산액은 지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하여 16조 원을 넘어섰으며,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이른다. 그동안 축산업은 국민건강을 위한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고,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국민경제에 기여한 바가 작지 않다. 그러나 축산업의 성장 이면에는 가축분뇨 처리 문제, 가축질병 발생에 따른 생산성 저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지난해 11월에 경북 안동의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경기도를 거쳐 강원, 인천, 충남북 등 이미 전남북?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지난해 12월 전북 익산 만경강 일대의 청둥오리 분변에서 발생한 이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구제역 발생으로 매몰처분된 소, 돼지 등 우제류가 339만 두를 초과하고 있으며, AI발생으로 매몰처분된 닭, 오리 등 가금류도 547만 두를 넘어서고 있다. 다행히 AI 발생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고, 구제역도 지난해 12월 25일 링백신을 시작으로 올해 1월 12일 전국백신을 결정함에 따라 조만간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제역 발생 원인과 확산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원인규명은 매우 중요하지만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국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야생동물 등으로부터 전이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한번 발생하면 공기를 통해 그리고 사람, 차량, 사료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구제역 발생 시 초기대응과 농가의 차단방역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번 구제역과 AI 발생은 축산업 피해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산 축산물 공급이 감소하여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으며, 이로 인해 축산물 수입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료업계, 도축업계, 유통업계 등 축산연관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촌관광 수요의 감소로 지역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가축이 매몰처분된 지역의 지하수 오염 문제가 다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국내 축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우리 축산업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낮고, 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문제로 혐오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축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일소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양적성장 위주의 산업에서 질적발전을 통한 안정된 산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질적 발전을 통한 안정된 축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축산업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방역과 사양기술이 뛰어나며, 생산성과 품질 수준이 높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 축산과 비축산업 간 신뢰가능하며, 축산업종사자의 의식수준이 높고 공정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축산업 종사자의 경영능력 제고, 가축질병의 효율적 통제, 적정사육두수 유지 및 가축분뇨의 자원화, 사료수급 안정, 도축장 선진화, 유통구조개선 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축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고 관련 종사자들도 매우 힘든 상황이다. 발전적인 비판도 중요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많은 격려도 필요하다. 현재의 어려움을 축산업이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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