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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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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소득 창출 수출구조 성장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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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남상원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1년 1월호
남 상 원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교육원장)

 

 우리나라의 2010년 농식품 수출전망은 약 60억 달러로 2009년 48억 달러에 머물던 농식품 수출액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은 30억 달러 대에서 20년간(1988년~2008년) 증감을 반복하면서 답보상태였는데, 2010년에는 전년 대비 약 25%의 수출이 늘어 1년 동안에만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농식품 수출에도 압축성장의 가능성이 보이면서 이 추세로 간다면 머지않아 100억 달러 수출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농식품 100억 달러 수출의 의미는 금액 기준으로 세계 수출국가 중 약 28위(현재 41위)에 해당하는 위치로 수출 강소국으로 가기 위한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출 구조를 점검해 보면 아직까지 농가 소득과 관련성이 낮은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선진국형 수출구조로 전환해야

선진 농업국가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토지 등 부존자원에서 우리나라보다 우월한 점이 별반 없는 기반 위에 일궈낸 농업 강소국의 면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잘 조직된 시스템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의 부진 원인은 네덜란드, 덴마크,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 농림수산 수출 강소국에 비해 자본과 기술집약적 농업시스템의 조직화에 대한 고민이 적었던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네덜란드는 불리한 기후조건, 한국의 40%에 불과한 국토면적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유리할 것이 없지만, 자본기술집약적 농업을 통해 세계 제2의 농산물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였다.

우리나라 농업수출 구조가 선진국형화 되려면 네덜란드의 모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농업강국인 네덜란드의 농식품 수출액은 768억 달러로 우리나라 수출액의 약 13배이며 무역흑자 규모는 세계 2위로 무려 270억 달러나 된다. 네덜란드는 유럽 시설원예 종주국으로 생산량의 70~90%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수출의 상당 부분은 싼 가격에 원물을 수입해 재포장 및 품질보증을 한 후 전 세계에 구축된 판매망을 통해 비싼 값에 수출하는 중계무역이거나, 수입 농산물을 고급 브랜드화하여 가공 수출하는 식품 가공무역 산업의 기여도가 높다.

그렇지만 농식품 수출의 많은 부분이 농업생산 시설과 직결되어 있다. 시설원예의 농업비중은 약 9.4%로 채소와 화훼산업의 비중이 높다. 예를 들어 토마토(15억 달러), 파프리카(9억 달러), 오이(4억 달러), 딸기(2억 달러), 장미절화(10억 달러), 국화절화(4억 달러), 기타절화(20억 달러) 7개 수출 품목만으로도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총액과 비슷한 6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의 경우 세계수출 1위이다.

생산농가로 소득 창출되는 수출 구조로 가기 위해

네덜란드는 분화와 절화를 위한 온실면적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장식농업’ 유리온실 면적은 1만 380ha로 한국의 24배나 된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시설원예 유리온실의 재정비 사업예산으로 2012년까지 1억 3,400만 유로가 투입된다. 또한 신설되는 유리온실은 영세농가의 현상유지가 아닌 규모화를 유도하는데 신설 유리온실의 경우 절화류는 2~6ha, 과채류는 10~20ha로 대형화에 맞추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선진 농업국가의 수출 시스템을 세밀히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산농가의 소득이 창출되는 수출 구조로 가기 위해서는 첨단 시설원예산업 육성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기술과 자본집약적인 공장형 수출농업의 프로세스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기술력 면에서 네덜란드와는 격차가 크나, 중국에 비해 높고 일본과는 대등하다. 또한 경영규모가 크고 경영주의 기술혁신 의지가 강하여 동북아지역에서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따라서 시설원예 강국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수출산업으로 연결해 수출의 파이를 늘리면서 수출시장 지배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혹자는 규모화된 시설원예에서 나오는 농산물 처리를 염려하지만 한·미 FTA체결에 따라 FTA가 45개 국으로 넓어지면서 세계 시장진입장벽도 낮아질 것이며 수출기회는 훨씬 커질 것이다.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융자 개발 필요

고품질 시설원예 규모화는 현실적으로 자금력의 부족 때문에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네덜란드는 생산자가 건설한 유리온실을 은행에 매각하고, 은행은 이를 다시 생산자에게 임대하는 식의 재대여(Lease-back)방식을 통해 생산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영세농가의 현상유지가 아닌 규모화된 수익형 수출농업의 비전 제시에 맞추어져 있어 정부 보조금도 대규모 생산시설 지원 위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지원 정책은 수출상품화 지원, 해외판촉전 지원, 수출조직 육성 등 많은 지원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농가소득이 높게 창출되는 수출구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지식 집약적 원예산업의 규모화, 클러스터화(Clustering), 전문화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특히 최대생산을 통한 최대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자본과 기술 집약적인 공장형 수출농업으로 고부가가치의 농업기반을 축적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시설원예산업의 투·융자사업을 적극 개발하여 수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배려가 있을 때 비로소 농가소득 파이를 키우는 수출 구조로 수출농업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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