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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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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관광의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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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0년 8월호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다. 휴가의 계절을 맞아 저마다 가족 단위로, 동호회원 단위로 혹은 나홀로 여행을 어디론가 떠나게 될 것이다. 여행 목적지의 대부분은 사실상 농어촌 지역이다. 계곡이나 산, 해수욕장이나 강이 있는 농어촌의 기성 관광지인데 최근에는 체험마을, 교육농장, 관광농원 등이 즐기고 배우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새로운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농어촌관광 10년의 성과 스케치

농어촌관광은 2000년대 들어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중반 관광농원사업, 민박마을사업 등이 시작되기는 하였으나 공급이나 수요, 양 측면에서 2000년대만큼 의미 있는 영향력을 갖지는 못하였다.

2001년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을 농정의 영역으로 도입한 이후 녹색농촌체험마을사업, 농촌전통테마마을사업 등 마을 공동체를 경영주체로 하는 많은 정책 사업이 이루어졌다. 외지 자본에 의한 대규모 관광휴양시설 건설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농어촌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하여 상품화하고, 서비스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농업 이외의 소득을 올리고, 도시민과 농어촌 주민이 교류하는 기회로 삼게 하려는 취지였다.

 

이제 전국 곳곳에서 농어촌 관광마을의 성공담과 다양한 경영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마을의 100년 계획을 수립한 문당리, 나눔의 농사 전략으로 도시민과 함께하는 토고미, 농어촌에 문화적 색채를 입혀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회사형 경영 방식을 도입한 부래미, 대통령코스에 이어 농촌유학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드미까지 다양하고 자랑스러운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전국적으로 약 900개의 마을이 농림어업뿐 아니라 농어촌의 유무형 자원을 상품화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농어촌 체험마을로 성장하였다. 이에 더하여 걸출한 지도자들의 등장, 젊은 인력들로 구성된 컨설팅회사들의 성장, 사무장이라는 새로운 직업의 창출, 도시민 방문객의 급증은 농어촌관광 10년이 이루어낸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성공 이면에는 몇 가지 과제도 존재한다. 몇몇 지도자의 희생을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는 마을들, 정부 투자로 조성한 시설의 유지관리도 쉽지 않은 마을들, 약간의 농외소득이 들어오면서 생기는 주민 간 갈등에 시달리는 마을들이 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시설 투자 및 노동력 투입 대비 실질적 소득 증가 한계에 대한 우려, 어쭙잖은 관광 경영한다는 명분하에 농림어업을 등한시하고 농어촌 환경을 훼손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새로운 전략과 도전 필요

농어촌관광,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 여러 가지 전략과 도전이 필요하겠지만 핵심은 지역화와 산업화라고 생각한다.

우선, 농어촌관광의 주체는 지역이고 주민이다. 중앙정부는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할 수 있을 뿐 지자체와 주민이 지역에 맞는 농어촌관광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이다. 따라서 농어촌관광에 참여하려는 주민의 역량 강화와 역할 분담 방안을 명확히 해야 한다. 농어촌 주민 모두가 관광경영에 참여할 필요는 없지만, 공공부문의 지원과 소수 지도자의 희생만으로 농어촌관광을 지탱하는 것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둘째, 농어촌관광을 산업화하는 데 체험마을의 육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을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체 육성이 필요하다. 개인 경영체, 마을 경영체, 회사 경영체 등 모두에게 시장이 열려 있어야 한다. 농어촌 지역에서 이러한 주체들 간의 다양한 네트워킹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재와 자원을 공유하고, 활동의 연대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농어촌관광 주체 스스로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조직화를 통해 시설, 서비스 등의 품질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도의 등급화도 시도해야 한다. 농어촌관광에 있어 우리보다 앞선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의 경우 농촌관광 3대 조직이 중심이 되어 시설 및 서비스 품질 관리와 등급화를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

넷째, 잠재 수요를 시장 소비로 구체화시켜야 한다. 2000년대에 들어와 본격화된 농어촌관광은 공급 기반을 늘리는 데 주력하였다면, 이제 앞으로 10년은 수요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농어촌휴가 바우처제도, 초·중학교 농어촌 체험수업 제도화, 온오프라인의 공격적 마케팅 등을 통해 농어촌관광의 실질적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끝으로, 시장 확대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변화하는 세계를 주목하고 글로벌화에 도전해야 한다. 올해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Rural-20 Project’를 선정한 바 있다. 이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보다 혁신적인 농어촌관광 모델이 창출되어 국내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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