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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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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은 목재이용 확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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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민경택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0년 8월호
강 신 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이제 농어업은 ‘농수산물’이 아니라 ‘신뢰’를 파는 산업이어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대이므로 농어촌의 경쟁력은 농로나 창고, 인프라가 아닌 소비자 신뢰와 개성에 달려있다. 그런 소비자가 농수산물의 생산현장, 가공현장으로 찾아와 직접 체험함으로써 농수산물에 대한 신뢰와 구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농어촌관광이다.

 

한편 빠름과 경쟁보다는 느림의 가치를 추구하고 살자는 슬로라이프(slow life)가 확산되고 있다. 농어촌이야말로 작은 것, 야단스럽지 않은 것, 천천히 유지되며 순환하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기에 좋은 곳이다. 농어촌생활은 그 자체로 슬로라이프이며 청정한 제철 농수산물이 슬로푸드이다. 농어촌에서 즐기는 생명력 넘치는 휴식과 재충전이 바로 농어촌관광의 핵심이다.

 

마을단위 농어촌관광개발정책이 실시된 지 10년, 농어업인들은 농어촌관광을 통해 소비자를 이해함으로써 농어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소비자 요구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에 눈을 뜨게 되었다. 체험과 휴식을 위해 농어촌을 찾는 도시민이 늘어가고 성공한 마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관광 공급은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수요시장은 점점 줄고 있다.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업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식상한 체험, 불편한 시설과 서비스는 ‘한 번은 갈 수 있지만 다시 가고 싶지 않게’ 만든다. 리더 한 사람에 의존하다 보니 체험마을 리더는 피로가 쌓이고 있다. 정책도 매너리즘에 빠져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는 필요하지만 투자의 성격과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농어촌관광,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농어촌관광은 궁극적으로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농어촌관광을 도입한 초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설공간을 정비했다면 이제는 서비스경영으로 성과를 창출할 때이다. 농어촌관광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품질에 주목해야 한다. 농어촌관광의 핵심 상품은 ‘서비스’ 그 자체이다. 이제 자원중심에서 서비스중심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농어촌관광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인적 서비스로 주인과 방문객과의 서비스 접점이 중요하므로 고객에 대한 운영자의 태도, 환대(hospitality)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다. 둘째, 물적 서비스로 입지조건, 제반시설, 식음료, 각종 설비와 장비를 쾌적하고 아름답고 안전하게 정비하는 것이다. 셋째, 시스템적 서비스로 예약과 시설 이용에 관련된 절차, 마을 운영 규약, 수익배분, 마케팅 시스템 등을 개선하는 것이다.

 

정부는 개발에서 경영으로, 특히 종합적인 서비스품질 경영(ISQM; Integrated Service Quality Management)을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목표로 단계적인 서비스 품질 혁신과 인증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다만 성급하게 등급제를 도입하기보다는 먼저 교육·지도를 통해 주민들이 서비스품질을 인식하고, 마을이 일정 수준의 서비스품질에 도달하도록 표준화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농어촌관광, 고객가치를 창조해야

최고의 서비스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농어촌주민 스스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체험마을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만으로 저절로 도시민이 몰려오고 소득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농어촌관광 사업은 치열한 경쟁과 고객의 빠른 욕구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그것은 농어촌관광의 한계가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의 행동, 고객가치로 승부하는 시장원리의 시작일 뿐이다.

전국 600개 이상의 마을이 농어촌관광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마을마다 자원과 농수산물, 시설은 비슷비슷하다. 디자인, 스토리, 서비스 등 심리적·감성적 가치를 높여 차별화해야 한다. 모든 것을 고객중심으로 생각하고 서비스를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새로움을 더하지 않으면 고객은 외면한다. 이것이 농어촌관광의 핵심 요소이자 경쟁력이다.

 

논과 밭에서 곡식을 기르는 것에서 발전해 지친 도시민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농업의 시대가 열렸다. 농어촌의 경관과 먹을거리, 문화뿐만 아니라 농어촌 그 자체가 거대한 문화상품으로 각광받도록 만들어야 한다. 농어촌에 있었지만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자원을 새롭게 해석하고 아이디어를 덧붙여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개발하자. 농어촌의 자연과 문화·생활자원이 다양하게 거듭나 방문객에게 꿈과 상상력, 재미를 전달할 때 우리 농어촌은 회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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