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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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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로서의 농촌관광 국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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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시현
 KREI 논단 | 2010년  7월  21일
박 시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인근에 자리한 한 마을은 강원도의 신농촌건설운동과 농림수산식품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마을이다. 이른바 농촌관광마을인 셈이다. 이 마을에는 작년 한 해 동안 약 6만 명이 방문하였다고 한다. 믿기지 않지만 그중에서 외국인 방문객이 4만5,000명.

 

  농촌관광은 일반 대중관광과 다른 특징이 있다. 적은 투자로 소수의 관광객을 상대로 하되 농촌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그래서 일반 대중관광과 달리 농촌관광은 공공의 지원과 홍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 지원에 의해 운영되는 포털 사이트를 통해 농촌관광마을 정보를 알리고, 공공이 주도하는 각종 행사 등을 통해 마을을 홍보하고 있다. 1사1촌, 1교1촌, ‘여름휴가는 농어촌에서’ 등의 캠페인을 통해 농촌을 방문하게 한다.

 

 일반적인 농촌관광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강원도의 이 마을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관광객보다 많다는 것은  기존의 농촌관광마을과는 다른 비즈니스 전략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의 국내 관광시장에서 무시 못 할 트렌드가 아시아 신흥경제성장국가를 대상으로 한 저가관광이라고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홍콩, 싱가폴, 타이완 등 외에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직도 경제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나라에서 한국은 한류를 즐기면서 저가에 관광할 수 있는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이들은 우리 돈으로 약 5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4박 5일 정도 관광을 즐긴다.

 

서울은 숙박료가 비싸기 때문에 당일 관광만 하고 숙박은 서울 외곽의 값싼 호텔이나 한 때는 국내관광객으로 붐볐지만 지금은 한가한 유명 리조트에서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관광회사는 농촌마을을 방문하여 체험활동을 하는 패키지 상품을 전체 여행상품에 끼워 넣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강원도의 이 마을인 셈이다. 외국인 상대 관광회사의 상품화 전략과 이 마을의 체험상품 개발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진 경우이다.

 

 이 마을은 지리적인 장점을 살린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4륜바이크 타기, 눈설매 타기, 양떼몰이 체험, 치즈만들기 체험 등 각 종 체험프로그램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단체관광객은 약 3시간 이 마을에 머물면서 1인당 평균 1만5,000원 쓴다고 한다.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다. 눈이 없는 지역에서 온 외국인에게 눈썰매 타기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관광객은 이 마을에서 가장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가 지정한 농어촌체험마을은 890여 마을에 이르고 있다. 이 들 마을 가운데 상당수는 지정만 받고 실질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농어촌체험마을 지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농촌관광활성화를 위해서 이제는 눈을 해외로 돌려야 할 때이다. 살펴보면 농촌관광이 발달한 유럽 여러나라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도 농촌관광의 주요 고객이다.

 

 다행히 정부는 올해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농촌관광 국제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 구상을 하고 있다. 20개 마을을 선정하여 농촌관광국제화 기반을 다지고 G20 국가 대사관을 통해 우리나라 농촌관광을 홍보하며 관광회사 등에게 농촌 관광 상품 소개할 예정이다. 2012년에는 농어촌 방문의 해로 선포하여 외국인 유치를 위한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노력은 농촌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나라 농촌을 세계에 알리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론 부족하다. 오히려 업계에서 비즈니스로 자리잡을 수 있는 농촌관광 국제화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강원도 이 마을은 외국인을 상대로 해서 농촌관광이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이다.

 

농촌관광의 본질적인 특성상 외국인을 위해서는 소규모이지만 보다 한국적이고 높은 상품 개발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농가에서의 온돌 체험 등이다. 하지만 이 마을처럼 대중적이고 저렴한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관광 업계와 잘 연계만 된다면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방법이 농촌관광 국제화의 저변을 넓히는 데 더 나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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