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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지역개발 세가지 핵심어 ‘자연·경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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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2010년  2월  5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농촌에서의 삶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희망을 보는 이들은 새로운 삶터, 일터로 농촌을 선택한다. 농촌에서 산다는 것이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소통과 합의, 더불어 실천의 가치를 복원해 ‘강구연월(康衢煙月)’의 평안함을 농촌에서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희망하면서 2010년 농촌 지역개발의 핵심어로 ‘자연’ ‘경제’ ‘문화’를 꼽아 본다.

 

깨끗한 환경, 아름다운 경관이 농촌의 최대 강점이고 자원이라는 주장엔 누구라도 공감한 지 꽤 오래다. 그럼에도 막상 농촌의 삶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천적으로 어떻게 녹여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막연했던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녹색농촌체험마을 등과 같은 정책사업의 동기 부여를 통해 도시민들이 농촌에 관심과 애정을 나타내면서 농촌적 환경과 경관이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에 더해 올레길·둘레길·자락길처럼 농촌의 마을과 마을, 사람과 자연을 이어 주는 길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새삼 그것의 가치를 확신하게 됐다.

 

최근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화두는 농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탄소주택이니 자연에너지 활용이니 숱한 정책적 이슈들이 만들어진다. 농촌이 가진 최대 강점이자 자원을 보전하고 활용하는 것이 녹색성장이라는 정책적 기조에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니 어쩌면 농촌의 기회인 셈이다. 원래 농촌은 녹색이었다고 자조하면서 도시 따라잡기를 지역개발의 목표로 삼기보다 구체적으로 농촌적 환경과 경관을 보전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짜내야 한다.

 

농촌의 최대 약점이자 한계는 별다른 고용기회가 많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먹고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기업과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전략을 취했다. 그것의 성과는 한정적이었고, 농촌의 발전이나 주민의 삶에 핵심적인 수단은 아니었다고 평가된다. 오히려 작지만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토대로 일궈낸 많은 성과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작으면 당장의 성과가 미약하기에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작은 것들은 유연하고 민첩하며 섬세하다는 장점도 있다. 농촌의 ‘작은 비즈니스(small business)’를 묶고 연결하면 보다 큰 힘이 생긴다. 올해는 농촌에서 성장한 작은 비즈니스들을 농업과 지역과 외부와 묶고 연결해 농촌의 경제적 힘을 키우는 해로 삼아야 한다.

 

과거의 문화적 전통과 공동체적 지역사회로부터 농촌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농촌의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활용하자는 주장이 공허하고 진부하게 들린다. 오히려 우리 농촌의 문화를 새로운 시대적·공간적 눈높이에서 재디자인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농촌의 오래된 시설을 고쳐 만들어낸 아트팩토리나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공유와 공존의 가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농촌문화의 새로운 형태일 수 있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귀촌자나 다문화가정과 조화로운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문화자급운동을 벌이는 일이 지향할 농촌문화로 보인다. 그 무엇보다 주민들 스스로 농촌 발전을 위해 학습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농촌의 희망을 심는 새로운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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