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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주권과 안보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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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강창용
한국농자재신문 기고 | 2009년 10월  1일
강 창 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가 살아가면서 당면하고 있는 수많은 고민거리의 출발은 사실 간단하다. 인간으로서 존립하는데 필요한 것을 어떻게, 보다 좋은 상황에서 얻느냐에 달려있다. 인간의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인 행복추구권 역시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서 부터이다. 이러한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는 다름 아닌 먹고, 자고 그리고 입는 것이다.

 

먹는 것, 달리 말하면 자기가 필요로 하는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이다. 과거에는 양적인 면에서 식량의 안전한 확보가 중요하였으나 요즘은 품질의 안전성까지도 고려되고 있다. 여기에 바로 식량을 제공하는 농업의 중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는 기아의 문제를 안고 있다. 기아는 영양섭취가 극도로 부족하여 영양실조, 나아가 사망을 유발하는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위협이다. 국제 식량기구에 따르면 세계 8억명의 인구가 기아에 시달리고 매일 2만5000명 이상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많은 어린이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식량과 기아문제와 관련하여 세계 많은 나라들은 자국의 식량주권(Food Sovereignty)을 강화하고 있다. 이 용어는 2007년 2월 국제적인 식량주권포럼에서 80국 500여명의 대표들에 의해 채택된 선언문에서 의미를 정리하고 있다. “식량주권이란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에 의해 생산된 건강하고 문화적으로 적합한 식량에 대한 국민의 권리이자 국민들 자신의 식량과 농업시스템에 대한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기의 식량에 대한 자주적인 지배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식량의 자급도는 OECD선진국들에 비해 낮다. 2007년도 우리나라 곡류의 자급율은 27.4%인 반면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와 독일 등은 100%이상이다.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필요한 식량의 72.6%를 사오고 있다. 식량주권이 그만큼 취약하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외부의 식량공급자들에 의해 우리의 생존이 매달려 있는 것이다.

 

식량안보 확보가 지금은 더 중요

 

한편 식량안보(Food Security)라는 말이 있다. 식량주권과 가장 큰 차이는 식량안보라고 말하는 경우 우리가 필요로 하는 식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에 중심이 있다. 따라서 그것이 어디에서 생산되어 어떻게 왔는지에 대한 부분은 중시하지 않는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식량안보차원에서 잘 대처해 오고 있다. 지금 국내 식량이 부족하여 기아의 상황에 처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인구에 비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기반은 미흡하다. 100%의 식량주권도 자신할 수 없으며 식량안보도 확신할 수 없다. 외부의 여건에 의해 이 두 요소의 충족정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를 포기할 수 없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국민들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데 기초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니 한 공동사회 유지의 기본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모두는 식량주권과 안보의 강화가 중요하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즉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정책을 전개하면서 식량안보를 염두에 둬야한다. 어차피 완전한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당분간은 어렵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식량안보의 확보가 지금으로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식량안보에 관련하여 외국과의 자원개발, 협력과정에서 중요한 점이 있다. 자칫 그 과정에서 대상국가에 대한 식량식민지화 문제와 품질의 안전성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신중하게 대처해야할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식량주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정책을 강화하면서 식량안보문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서 공동체의 주권확립, 나아가 국민들의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을 충족해야 한다. 두 가지 부분의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만큼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국제사회에서 점차 식량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남의 문제가 아니다. 자주 일어나는 곡물생산량의 변화와 가격의 폭등,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는 이 부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21세기에도 깊게 재인식해야할 화두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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