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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자유화와 임업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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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장철수
KREI 논단 | 2009년  8월  10일
장 철 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국제무역의 흐름은 무역자유화로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다자간 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춤하는 사이 양자간 협상으로 대표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GDP의 7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경제활성화를 위해 동시 다발적인 FTA를 추진하여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FTA를 통해 상대국과의 무역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수출의 기회가 넓어지는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시장을 개방함에 따라 경쟁력이 약한 국내 산업의 피해 역시 우려된다. 즉 위기와 기회가 상존한다.

 

임업과 같이 국제 경쟁력이 약한 산업은 무역자유화로 인해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소유규모의 영세성, 산지의 분산화, 소경재생산위주의 산림구조, 임가의 노령화, 부녀화, 노동력 부족, 생산의 계절성 등 어느 하나 유리한 것이 없다. 어디에서 그 탈출구를 찾아야 될 것인가? 과연 해법은 없는 것일까? 탈출구는 조직화, 규모화, 안정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임업부문에는 16개의 품목별 임산물생산자 단체나 협의회가 구성되어 있지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친목회단체 성격이 강하고 정부정책을 수동적으로 따르거나 또는 정부자금의 집행기구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 스스로 관련 품목 및 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응하려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은 정부정책이나 대외협상을 정부주도보다는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하고 있다. 품목별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조직화하고 대표성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생산비를 절약하고 경제적 유리성을 살리려면 규모화는 필연적이다. 지금처럼 영세규모의 임가 체제로는 값싼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다. 또한 대량 생산을 위해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여 생산된 제품으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 규모화하되 환경 친화적인 생산방법에 의해 생산된 임산물로 수입산과 차별화해야 한다. 동일한 방법에 의한 동일한 제품의 기계적 생산보다는 다른 생산방법과 이를 통해 생산된 다양한 제품을 인정하되, 이에 대한 품질관리는 품목별 지역별 생산자 단체가 책임을 지고 엄격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통 및 판매는 단일 창구인 각 품목의 전체를 대표하는 품목별 생산자 단체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협상력이 생기고 제품의 판매력과 자재의 구매력에서 우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조직화, 규모화와 함께 각 품목분야에 종사하는 조직원인 임업인들이 제대로 재배 및 생산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안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이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소비자의 요구는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탈지역화, 탈국경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맞춤형 공급이 필요한 시대이다. 재배, 생산 및 판매에 필요한 지식과 소비자 정보를 항시 적기에 제공할 수 있는 임업인 멘토 시스템이 필요하다. 신지식 임업인, 독림가, 임업후계자 등 많은 임업인 들이 있고 학계, 연구계 등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 가운데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실력을 겸비한 임업인과 전문가들을 선발하여 멘토로 활용하자. 단기적이고 이벤트성 컨설팅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가정교사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생산자가 판매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는 데 매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조직화, 규모화, 안정화는 한 산업이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톱니바퀴와 같다. 무역자유화가 대세이고 필연적이라고 한다면 임업도 기존의 평준화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임업 내부에서 비교우위가 있거나 가능성이 높은 부문을 구분하고 정부주도보다는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는 생산자단체들을 대상으로 이들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도록 돕는 윤활유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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