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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버섯산업,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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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석현덕
농민신문 기고 | 2009년  7월  8일
석 현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대만은 세계최대 표고 생산지역이다. 대만은 배지재배방식을 개발해 중국에 전수했고, 일본은 독보적인 종균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후발 생산국가이지만 생산량을 고려하면 현재 최강의 표고 생산국이다.

 

표고 산업에서 재배방식은 크게 원목과 배지로 나뉘며, 이는 표고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이다. 배지재배방식은 향이 약하고 좋은 건표고를 만드는 데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제품 관리와 자금 회전, 재배 난이도 등 여러면을 고려할 때 원목재배보다 경쟁력이 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표고 생산방식은 배지방식으로 거의 넘어간 상태이다. 중국·일본·대만도 마찬가지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원목재배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원목표고의 품질에 대한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생산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표고 자목 가격이 많이 올라 원목재배방식을 고수하는 데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히 시장의 변화 즉, 배지표고가 원목표고를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고급 배지표고가 등장하면서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표고 재배농가들이 배지재배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접종을 보류하는 등 전반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이다.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할 때 시장의 변화에 둔감했던 우리의 표고 산업은 위기에 처해 있다. 표고버섯 고유의 고급스러운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원목표고에 너무 집착한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면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표고버섯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몇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우선, 재배방식을 원목에서 배지로 빠르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국내산 표고는 국제시장에서 중국산과 경쟁해야 한다.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식품안전성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중국산을 대신해 일본의 중저가 배지표고 시장을 잡을 수도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중국·일본·대만 등을 잡으려면 배지공급센터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30~50농가가 생산단지를 조성해 공동출하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배지의 특성을 알고 있는 배지공급센터에서 배지를 공급하고 생산지도 등 사후 서비스를 한다면 고품질의 균등한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원목재배방식은 현재보다 생산량을 줄이면서 특화시켜 고급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세계시장에는 아직도 원목으로 재배된 표고의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수요자가 많다. 특히 일본은 여전히 고급 표고시장에서 원목표고의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의 원목표고 생산이 줄어든다면 우리의 원목표고가 대안이 될 것이다. 수출시장을 겨냥해 생산과 품질 관리, 유통 등을 특화한다면 수출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탄탄한 내수시장이 있고, 틈새시장 이상의 수출시장이 존재하므로 조금만 더 특화시키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종균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예전과 달리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종균개발역량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정부 연구기관은 종균개발에서 종균 관리로 역할을 바꾸고, 민간 종균회사가 종균개발을 진행한다면 우리의 표고버섯 산업의 미래도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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