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목재펠릿, 재생에너지의 핵이 될까?
4598
기고자 석현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오피니언| 2009년 5월
석 현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펠릿은 종이나 목재부스러기, 식품 따위를 둥글게 뭉친 고형물이다. 이중 목재펠릿은 목재부스러기를 뭉쳐서 가는 연필 굵기에 1cm 정도의 길이로 만든 것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목재펠릿을 주요한 재생에너지로 상용화하고 있다. 유럽 450개, 북미 100여개의 생산시설이 말해주듯이 목재펠릿은 이미 상용화 수준을 넘었고 최근 몇 년간 재생에너지 중 사용량이 가장 많이 증가하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용방식이 다양해진 원인도 있다. 개별가정의 난방에서 집단난방 그리고 지역난방까지, 열과 전기를 자가용으로 생산하는 경우부터 에너지로 판매하는 화력발전소 형태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펠릿, 경제적·환경적인 연료로 각광

 

펠릿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서의 매력도 크지만 화석에너지와 비교하더라도 경쟁력이 있다. 규격화로 운반이나 보일러 작동이 자동화되어 있고 단위 열량도 매우 높아 경제적이다. 유럽처럼 대량생산에 대량유통, 대량소비되는 구조에서는 화석연료보다 경제적이다. 석유나 천연가스에 비해 폭발이나 화재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큰 장점이다. 여기에 목재 펠릿을 쓰면 지구환경을 깨끗이 하는 데 일조 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이러한 펠릿이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화학반응이 필요 없고, 물리적으로 형태를 만들기 때문인데 그 과정이 전혀 어렵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원자재인 산림바이오매스가 매우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펠릿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펠릿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펠릿사용에 있어서 현재의 유가로는 비용 면에서 장점이 별로 없다. 물론 작년에 급등한 유가에 비하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지만 유가가 현 수준에서 등락한다면 소비자들이 굳이 펠릿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산림의 경영비용이 너무 비싼 것이 펠릿의 생산비용을 낮추기 힘든 주요 원인이다.

 

펠릿 상용화, 선결과제 풀어야

 

두 번째는 편리함을 최고로 여기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의식문제이다. 잘 연결된 도시 가스망, 전화만 하면 배달되는 석유 연료, 세계최고의 편리함을 자랑하는 난방기구가 소비자들을 너무 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웬만큼 가격이 싸지 않으면 편리함에 젖어 있는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 없다. 셋째로 펠릿소비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아직까지 성숙되지 않았다. 펠릿 보일러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는데 아직까지 사용하는 데 크고 작은 문제가 많다. 고장이 잦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니 당연히 사용을 꺼릴 수 밖에 없다. 펠릿의 배달이나 사용에 있어서도 불편한 점이 많다. 소규모 포장으로 배달되니 사용할 때마다 뜯어야 하고 별도의 보관 장소도 필요하다.

언급한 문제들이 해결되거나 해결될 가능성이 보이면 목재펠릿의 용도는 실로 무한하다. 우선 농산촌지역의 난방용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고장없고 편리한 보일러가 값싸게 보급되고 질 좋은 펠릿이 쉽게 배달되어 사용할 수 있다면 농산촌 지역에서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개개인이 따로 사용할 수 있고, 마을단위로 뭉쳐 공동의 열원을 만들어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집단시설도 타깃이 될 수 있다. 특히 농산촌지역의 집단시설로서 전국에 퍼져있는 펜션이나 휴양시설, 학교와 요양원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도시근교의 시설원예농가도 중요한 소비처가 될 것이다. 값이 올라 경제성을 어느 정도 상실한 시설원예 농가들의 면세유가 주요 대체 대상이 될 것이다. 펠릿을 대량으로 사용한다면 포장을 생략하여 유통비용도 절약할 수 있으니 더욱 경제적일 것이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도농인접지역의 산업시설도 주요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자체의 친환경적인 정책과 맞아 떨어진다면 직접 생산한 펠릿을 해당 지역의 공단에 사용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펠릿, 엄청난 석유 수입 대체 효과

 

펠릿 산업이 활성화되어 연간 숲 가꾸기 가능 면적인 20만 ha의 산림에서 생산되는 목재의 약 절반을 펠릿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국가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 약 30만톤의 난방유가 절약되어 4천4백억원 정도의 화석연료의 수입을 막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관련 전후방산업에 연간 약 2만여 개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배출효과를 현재 탄소가격으로 환산하면 3백억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 외 간벌로 인한 산림자원의 증가, 산불피해 경감, 산림병해충 감소로 인한 산림의 건강성 증대 등 유무형의 편익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다.

세계 목재 펠릿시장은 최근 들어 더욱 팽창하고 있다. 우리보다 산림 자원량이 부족하고 자원수집비용이 비싼 나라에서도 목재펠릿의 사용은 급증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토의 65%가 산림자원으로 가득한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펠릿산업이 시작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서 쉽게 개인자본이 뛰어 들기 어려운 펠릿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좀 더 과감하게 지원한다면 목재펠릿은 재생에너지의 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