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식량자급 기초기반 농지확보가 중요
3794
기고자 강창용
한국농자재신문 기고 | 2009년  5월  1일
강 창 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본인들의 식량자급에 대한 의식의 일단을 볼 수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본 관동 농정국에서 3월 26일에 실시한 식량 자급률에 관련한 의식조사결과이다. 관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먼저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식량자급률 40%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80.9%가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인상적인 결과는 앞으로 식량자급률을 60~80%까지 올려야한다는 응답자가 55.7%, 80% 이상이어야 한다는 응답이 23.8%나 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50%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소비자들은 18.5%이다. 일본인들의 식량 자급도에 대한 관심과 강화를 얼마나 원하는지 알려주는 일단이다.

중국 농업부 부부장 웨이자오안(危朝安)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식량자급률을 95% 정도에서 85% 정도로 약간 감소해도 무방한가에 대한 질문에 "중국의 식량자급률이 높은 이유는 식량자급률이 국가 정세에 따라 변화하고, 식량이 특수 상품이라는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은 국가로서 매년 식량 소비량이 5,000억 톤 이상이다.

따라서 식량의 자급자족은 중국의 기본 방침이고 국책이며 자급자족이라 함은 당연히 95% 이상이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중국은 기본적으로 식량의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25%미만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식량의 3/4정도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주식으로 먹고 있는 쌀의 자급은 어느 정도 되고 있지만 그 외 두류, 잡곡류 등의 자급률이 매우 낮다.

이러한 낮은 자급률의 문제는 작년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국내 관련 제품가격의 상승으로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식량자급률을 제고하는 데 가장 중요한 농지라는 변수의 변화가 낙관적이지 않다.

 

'먹는 것' 인간 욕망의 가장 기초

 

보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작년 여의도 면적의 61배(윤중제 안쪽땅 2.98㎢)에 달하는 농지가 사라졌다고 한다. 공공시설과 산업단지, 아파트 등의 용지로 논과 밭이 전용된 것이다. 지난 5개년 평균 매년 1만8088㏊가 전용되어 왔다. 작년 말 우리나라의 농지면적은 총 175만9000㏊이다.

2020년 식량자급률 27~30%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농지면적이 156만㏊~165만㏊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2020년에 160만㏊도 확보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식량자급률 빨간불 켜졌다"는 어느 일간지의 제호에 마음이 무겁다.

식량을 자급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중요한 이유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세간에 흘러 다니는 이야기. "양반이라도 세끼만 굻으면 남의 담을 넘는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식후 금강산(食後 金剛山)"과 같은 것들은 간단하지만 명확히 내 옆에 먹을거리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인간 욕망의 피라미드에서 가장 기초에 있는 것, '먹는 것' 역시 식량의 중요성을 말해 준다.

이러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은 어느 나라, 어느 시기에도 당위성을 갖는다. 그런데 이것의 기초자원인 농경지가 자꾸 없어진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농지 단위 면적당 생산성 증대에 노력하고 있지만 그리 쉽게,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는다는 사실, 아울러 일단 전용된 농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는 수년이 소요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농경지의 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절실히 강구해야 한다. 세계 식량문제는 여전히 활화산이기 때문이다.

계옥지탄(桂玉之歎)이란 말이 있다. 식량 구하기가 계수나무 구하듯이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이럴 경우 식량물가의 급격한 상승, 생활비의 상승, 인건비 인상요구 증가, 생산성저하, 소득저하 등 일련의 가치사슬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다시 한 번 식량자급의 기초기반인 농지보존 및 확보에 귀 기울일 때이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