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녹색산업의 근간인 농업, 녹색성장의 견인차
4378
기고자 김창길
주간동아(제676호) 녹색성장 기고 | 2009년 3월 10일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와 당면한 에너지 및 환경 위기는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선제적 대응 전략을 요구한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개념이 제시된 것도 그 때문이다. 녹색성장은 생태적, 경제적 건전성 확보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질적 성장'의 개념이다.

 

녹색성장은 환경오염을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 증가와 그에 따른 후생 분야의 성장을 국민소득에 반영하는 녹색국민총생산(Green GNP)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녹색성장을 '환경오염과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면서 신(新)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성장'으로 규정한다. 녹색성장의 작동 원리는 성장 패턴과 경제구조의 일대 전환을 통해 환경과 경제성장 간 악순환 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것. 따라서 녹색성장은 생산 과정에서 녹색자본(녹색기술, 녹색지식)을 투입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연자본(에너지, 환경자원)을 확충해 생산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국가발전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농업은 땅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해 인간의 식량원을 공급하는 산업이다. 토양, 물, 공기 등 환경요소에 의존하는 산업으로, 자연환경을 이용하기도 하고 역으로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농업부문의 녹색성장은 환경 용량을 고려한 재배기술과 농법 전환, 환경친화적 저탄소 농업을 통한 성장을 의미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유기 재배 및 무농약 재배 비중을 확대해 2012년까지 친환경농수산물 생산 비중을 현재의 4%에서 9%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환경농업지구, 친환경농업단지 조성,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 건립 확대, 친환경인증제 도입 등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향후 친환경농업은 안전성과 환경성을 중시하면서 농업부문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기술 개발도 녹색성장 추진의 중요한 키워드다. 특히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기술 개발 사례가 주목되는데, 그중에서도 시설농업의 보온시설 및 장비(온풍기) 활용과 관련된 지열(지열 히트펌프), 공기열(공기식 히트펌프), 태양열 활용 기술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미래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지표면의 토양, 지표수, 지하수, 용암 등에 저장된 열을 이용하는 지열의 경우 12∼25℃의 지하수 열을 히트펌프에서 변환해 여름철에는 10∼15℃, 겨울철에는 45∼50℃의 온도를 유지함으로써 냉난방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열 활용의 대표적 사례로 경남 진주시 사봉면 소재 육묘농장을 꼽을 수 있다. 농장의 지열 히트펌프 시범운영 결과에 따르면, 시설원예 난방비 절감 효과는 78%에 육박해 난방 면적 10%(1300ha) 보급 시 연 1458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매스 활용 기술 개발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오매스는 동식물, 균체 등의 생물 유기체와 가축 분뇨, 음식쓰레기 같은 생물에서 나오는 폐기물 자원을 총칭한다. 말 그대로 재생 가능한 생물자원이다. 축산부문의 바이오매스인 가축 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플랜트 활용 사례가 특히 눈에 띄는데, ㈜이지바이오시스템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하루 100t(돼지 분뇨 70t, 기타 유기물 30t)의 축산부문 바이오매스를 처리한다.

 

㈜이지바이오시스템은 2007년 5월 순수 민간자본 약 48억원을 투입해 경남 창녕군 대지면에 설치 공사를 착수, 2008년 4월 발전소 허가를 취득했다. 2008년 10월부터는 한국전력공사에 전력을 판매(140원/kW)해 월 2500만∼3000만원의 전기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 사업은 축산부문의 유기성 폐기물을 자원화해 에너지와 유기질 비료로 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산림의 목재 부산물을 활용하는 대체에너지 개발 사업도 첫 단추를 꿰었다. 지난 1월 산림조합중앙회가 연 1만2500t의 펠릿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을 경기 여주에 세운 것. 펠릿은 목재 부산물을 톱밥과 함께 작은 입자로 분쇄하고 건조한 뒤 성형한 난방연료다. 연간 생산된 펠릿은 경유 600만ℓ를 대체하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친환경농업과 기술개발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녹색성장 패러다임은 미래 농업발전의 모멘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동력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적절한 실행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면 농업은 환경친화적 국토와 온실가스 관리의 녹색산업, 그리고 안전한 농림수산식품 공급의 생명산업을 주도하는 미래 효자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