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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 경쟁력은 혁신리더 육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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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농민신문 기고| 2009년 4월 8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제화시대에 농업경쟁력 강화가 단연 화두이다. 농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가격만 싸다고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나. 아니다. 싼 게 비지떡이다. 중국산 농산물이 아무리 값싸도 안전성을 믿지 못해 소비자들은 외면한다. 네덜란드산 꽃과 파프리카는 단연 비싸게 거래된다. 품질이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과거 전남 해남쌀은 시장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한눈에 반한 쌀〉이 나온 이후 비싼 값에 잘 팔린다. 대한민국 1%만이 먹는 쌀, 소비자 감성을 자극한 브랜드와 품질관리 때문이다.

 

농식품 소비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가치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력의 중심도 가격 경쟁력에서 품질·브랜드·서비스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엔 가격이 소비자 선택의 절대적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수많은 기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네덜란드를 보라. 농업 생산액보다 농식품 수출액이 3배나 된다. 우리나라 국토의 40%밖에 안되는 네덜란드가 250배나 넓은 미국에 이어 농식품 수출액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 비싸도 잘 팔리는 고품질, 고부가가치 농업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농지의 평면적 넓이가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 대신 기술과 자본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앞으로는 심지어 빌딩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 의해 생육시간과 당도까지 조절하는 전천후농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경쟁력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경쟁력은 '국내외 시장에서 소비자들에 의해 경쟁상대의 경쟁상품보다 더 선택을 받아 점유율을 높이고 이익을 창출하는 우리 농식품 생산주체의 총체적인 능력'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는 농식품을 생산하는 경영체와 자본투입·토지·기술의 요소조건, 국내외 시장과 소비자의 수요조건, 농자재·종자·가공 등 전후방 관련산업과 금융·컨설팅 등 지원산업, 농식품 생산주체의 전략과 구조 및 경쟁관계, 마지막으로 정부의 적절한 역할까지 5대 요소가 총체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가능하다. 이중 한두가지만 강조하거나 무시해도 원하는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

 

그러면 우리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도하개발아젠다(DDA) 등을 통해 시장개방을 하면서 산업으로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던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정책을 폈던가. 정치에 휘둘리다보니 농업정책인지 복지정책인지, 농촌정책인지 구분조차 안되는 정책들을 펴왔던 것 아닌가. 그러다보니 하향평준화 농정이 되어 농업성장은 둔화되고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닌가.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농지개혁과 해방 이후 농사를 지어왔던 초고령 농업인들이 이제 은퇴하고 새로운 영농주체로 탈바꿈하는 거대한 전환기에 우리 농업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는 차원을 넘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농업을 선도해나갈 혁신리더들을 가급적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들을 통해 일반 농업인들의 수준이 높아져 생산력이 높아지고, 고품질의 차별화된 농식품을 세계시장에 팔아 부자 농업인들이 많이 사는 농촌이 되어 다시 고급인력이 농업에 투입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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