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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극복, 물 확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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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강창용
한국농자재신문 기고 | 2009년  3월  2일
강 창 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금 전국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먹는 물조차 부족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제한급수도 어려워 수송급수를 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먹는 물의 부족으로 고통을 받는 지역민을 위해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아예 물이 고갈된 지역의 주민들은 인근지역이나 육지로 피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오는 징조라는 일부 전문가의 진단이 우리를 어둡게 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우량은 1314.6mm이다. 이 가운데 53%정도는 여름철에 집중하며 태풍에 의한 것이 30%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작년 태풍은 갈매기 하나 뿐 이었다. 지금까지 강우량이 579.4mm(평년의 68.2%수준)에 그쳐 그만큼 물을 확보할 수 없었다.

12년만의 최악의 상황이며 향후 평년 수준의 비가 온다고 하더라고 5월 이후까지 가뭄은 해갈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원도 광동댐의 경우 사수(死水; 자연취수가 불가능한 취수탑 아래의 물)까지 퍼 올리는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국 농업용 저수지 3326곳 가운데 2월 12일 현재 완전 고갈된 곳이 39곳, 30%미만이 382곳, 50%미만이 873곳이라고 한다. 16개 다목적 댐의 저수율도 37.1%로 평년에 비해 20%나 줄어 있다고 한다.

가뭄에 지하수까지 고갈되다보니 대규모 축산농가의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돼지사육농가의 경우 외부로부터 급수지원을 받아 돼지에 먹이고 있다고 한다. 조금 있으면 대규모 농업용수를 필요로 하는 수도작 시기이다. 하늘에 간구하는 ‘기우제’를 지냈다는 이야기가 강원도로부터 날아오고 있다.

가뭄으로 인한 고통은 지구 곳곳에서 감지된다. 중국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아 가뭄 1호 경계령 “항한(抗旱)공작”을, 전쟁을 시작하였다. 인공강우를 위한 로켓을 발사하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아르헨티나 농업지대의 가뭄도 47년 만에 들어 닥쳤고 심각한 농산물 생산량의 감소가 예상된다. 이미 수천마리의 가축이 숨졌다는 보도이다. 태국정부 역시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 특별가뭄대책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국가 간 물로 인한 갈등이 지속되어 있는 곳도 적지 않다. 터키와 시리아, 중국과 인도, 요르단과 이스라엘,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간의 긴장과 갈등이 그 한 예이다.

 

‘가뭄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은 기본 조치

지금 우리 앞에 닥친 가뭄의 여파가 어느 정도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빠른 시일 내에 비가 오지 않으면 전국은 가뭄몸살로 더욱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생활용수이지만 자칫 공업용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하게 되면 국가적인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가뭄회의에서 우리도 물 배급시대가 올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가뭄대책에 긴장을 끈을 바싹 조이고 있다. 봄 가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4075억원을 조기 지원하기로 하였다. 농어촌공사에서 긴급가뭄극복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뭄을 극복하는 단기적인 대처방안을 넘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가뭄조기경보시스템’이라도 구축해야 한다. 아주 기본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하천정비와 함께 강수량의 27%만을 수자원으로 사용하는 현재의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댐을 건설해야 한다.

빗물을 가두어 이용하는 시설을 건축물에 하는 미니댐건설 아이디어도 실천돼야 한다. 물론 물을 아껴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적인 삶에 있어서 수자원과 수질을 확보하는 것은 가장 기초이면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 아닌가 여긴다. “재래식 화장실이 수세식보다 좋더라.”는 말을 웃으며 흘려들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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