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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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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삼 유통,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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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장철수
KREI 논단 | 2009년  3월  24일
장 철 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산양삼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산양삼은 청정 임산물로써 흔히 장뇌삼으로 알려져 있다. 밭에서 재배되는 인삼과는 달리 산에서 재배되며 뇌두가 길다. 산에서 야생하는 것을 산삼 또는 야생삼이라고 하며 이와도 구분된다. 산에서 자라기 때문에 재배가 어렵고 생장이 빠르지 못하며 재배기간이 길다. 산양삼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거래 되 얼마나 많은 양이 생산되고 판매되는지 분명하지 않다.

이에 따라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하여 거래되거나 인삼종자가 산양삼종자로 둔갑하여 거래되기도 한다.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함유된 산양삼이 생산되고 거래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각종 협회나 민간단체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자의적인 감정서를 남발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심한 경우 산삼보전을 빌미로 온 산을 마구잡이로 뒤지고 파헤치는 자원파괴 행위도 일어나곤 한다.

국내에서는 이와 같이 산양삼의 생산·유통에 대해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반면에 미국, 러시아 등은 이미 산삼을 멸종위기의 동식물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에 등록하여 관련 법규를 만들고 엄격하게 관리하여 자원의 보전과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인삼을 일반 재배삼, 숲재배삼, 반야생삼(산양삼), 야생삼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생산·유통을 하고 있다. 일반 재배삼은 우리나라의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과 같으며, 숲 재배삼은 산림 내에서 재배하나 살균제의 사용과 재배를 위한 둑의 조성 등 일부 인위적인 재배를 통해 생산된 반면 반야생삼은 산림 내에서 씨앗이나 묘삼의 식재는 허용하나 이외의 인위적인 재배 없이 자연 상태에서 생육한 것을 의미한다. 야생삼은 산삼을 의미하며 종자는 허가 없이 유통할 수 없고 채취하는 즉시 그 자리에 심어야 한다. 미국은 야생삼을 엄격하게 보전하면서 생산·수출하여 국제적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국제인삼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시장의 여건변화로 인삼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노지에서 집약적으로 재배된 인삼을 가지고 국제시장에서 옛 명성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며 청정한 산림 내에서 환경 친화적으로 재배가 되는 산양삼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산림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7년 산양삼 생산량은 13톤, 생산액은 116억원에 달한다. 2008년 총 재배자수는 약 1,879명, 재배면적은 약 5,650㏊에 달해 2006년에 비해 재배자 수는 1.6배, 재배면적은 3.5배 증가하였다. 정부의 재정적 지원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일부 지자체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산양삼을 육성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금이야 말로 산양삼을 제도권 내에 흡수하여 정체성을 확립하고 산업화를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즉 산양삼 재배 및 유통관련 법과 제도를 만들어 불법적인 수입과 생산·유통을 근절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산삼 종 복원을 하여 정체성을 회복하고 동시에 생산이력제, 재배 및 유통등록제 등을 도입하여 거래의 투명성, 생산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산업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산양삼은 식품 및 의약품은 물론 가공식품의 원료로서 사용이 확대될 것이고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규모도 크게 신장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시장에서도 한국의 산양삼은 산림 내에서 환경 친화적으로 재배된 삼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수출 기회도 넓어지게 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개방화 시대에 우리나라가 인삼종주국으로서 다시 한 번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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