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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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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수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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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경필
KREI 논단| 2009년  3월  18일
김 경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정부에서는 2012년까지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여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이전 4년간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5.9%였지만, 이후에는 매년 21.6%씩 증가시켜야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계획 추진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애요인에 부딪히거나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서 어떤 전략에 중점을 두어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는 해당 기간의 수출목표 달성 성과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에서도 수출을 지속적, 안정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한 기반구축 과정으로 매우 중요하다.

 

수출목표 달성 및 기반 마련을 위해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은 다음 세 가지로 판단된다. 첫째, 체계적인 수출시장 진출 및 정착 둘째, 고품질·안전 농식품의 안정적 거래기반 마련 셋째, 수출 물류시스템 기반 구축이다. 이들 중 한 가지라고 충족되지 못하면 지속적, 안정적인 수출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사항들이 왜 중요한지 수출 성공 및 실패사례를 통해 살펴보겠다.

 

첫째, 체계적인 수출시장 진출에 대해 살펴보면, 식품회사 H업체의 대표는 극동러시아 김치 시장 수출에 관심을 가졌지만 한국산 김치에 대한 인지도 및 선호 정보가 미비하여 시장진출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김장 체험행사 실시, 박람회 참여, 현지수입업체 및 기존에 진출한 대기업들과의 상담을 통해 지역특성상 농식품 가격이 비싸고, 추운 날씨 때문에 매운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식단 웰빙화 경향으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철저한 사전조사에 근거하여 2008년 사할린지역에 성공적으로 수출하였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섯을 수출하는 G업체는  수출시장 바이어와의 거래체계는 상호간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고 수출물량이 정체된다는 한계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시장에 직접 회사법인을 설립하였다. 법인운영 초기 2~3년간은 회사 운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체계적인 유통채널 진입 및 마케팅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2002년 8만달러였던 새송이버섯 수출실적이 2008년에 790만달러로 6년간 98.1배 증가하였다.

 

한편, 극동러시아로 한국산 메론과 배를 수출한 R업체와 B업체는 현지 소비자들의 인지도 및 선호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큰 손실을 보았다. 현지 소비자들이 신고배 등의 동양배보다 표주박 같은 서양배를 더 좋아하고,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생산되는 호박같이 길고 노란 메론에 익숙하여 한국에서 생산된 초록색 메론은 제대로 익지 않을 것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 수출 농식품을 원활히 판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출 농식품이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지 사전에 잘 파악해야 한다.

 

둘째, 수출 농식품의 안정적 거래기반을 구축한 사례로, 화훼류를 러시아로 수출하는 R업체는 처음에는 바이어별로 300송이씩 주문받아 수출했으나 지금은 1,000~1,500송이씩 수출하고 있다. 거래초기에 바이어가 주문한 물량을 원활히 공급하기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쌓아 거래기반을 구축하였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자들로 구성된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여 안정적인 수출물량 확보 기반을 마련했고, 수출 시장에는 현지법인을 설립·운영하면서 수입도매회사 및 유통채널과 밀착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K무역은 3~4월에 저장기간이 오래 경과되어 고유의 식미감 및 맛이 떨어지는 사과를 극동러시아로 수출하였다가 소비자에게 외면당하였다. 국내에서 품질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농식품을 수출함으로써 초래된 결과이다.

 

셋째, 신선농식품은 신선도가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속한 수송과 저온저장을 위한 물류시스템 기반 구축 및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B업체의 경우 수출 메론을 저온저장고에 저장한 후 시장 수요에 따라 물량을 조절하며 출하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다면 미판매물량 및 손실 폭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버섯을 수출하는 G업체는 유럽, 캐나다 등으로 수출할 때 30여일에 이르는 운송기간 동안 품질 저하를 줄이기 위해 저온 생육, 수출창고 입고 시 기준온도 이하 관리, 선적컨테이너 온도 관리 등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R&D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출시장 국가와 품목 확대를 위해 기울여야 할 노력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위 세 가지 사항은 수출 목표 달성 이후에도 국내 수출구조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구축에 특히 중요한 사항이므로 중점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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