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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펠릿 산업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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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석현덕
한국일보 시론 | 2009년  2월  7일
석 현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종이나 밀초, 목재가루, 식품 따위를 둥글게 뭉친 고형물을 펠릿(pellet)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목재 펠릿은 톱밥과 같은 목재 부스러기를 뭉쳐서 연필 굵기에 1cm 정도 길이로 만든 것으로 대부분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약간 생소한 목재 펠릿이 유가 상승과 함께 대체 에너지로서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목재 펠릿을 에너지로 상용화하고 있다. 유럽에 450여 곳, 북미에 100여 곳의 생산시설이 갖춰져 있다. 최근에는 유가상승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설비도 확장되는 추세다. 서구의 목재 펠릿 소비 증가는 고유가에 따른 경제성 향상과 함께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사용상의 편리함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목재 펠릿은 이제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도 수요가 늘면서 200 곳 이상의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목재 펠릿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목재 펠릿은 작게 압축된 물질이므로 단위 당 화력이 높고 규격화가 용이하여 운반이나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에 비해 탄소고정 효과도 탁월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지금의 유가 수준에서는 훨씬 경제적이다. 게다가 석유나 천연가스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대기 오염도 적다.

 

목질계 자원은 기술적으로 모두 펠릿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산림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목재 펠릿을 산업화 하기에 여건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목재 펠릿 제조공장을 찾아볼 수 없을까? 우선 비용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목재 펠릿이 석유에 비해 경제적 장점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안정적이고 적정한 수준의 유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편리함을 최고로 여기는 소비자들의 의식이다. 유럽인들은 목재 펠릿을 사용하면 지구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나 우리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 셋째, 목재 펠릿을 사용하는 보일러 제조기술 등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도 큰 걸림돌이다. 마지막으로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시스템 부재로 원자재 수집 비용이 높아 풍부한 자원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걸림돌 일 수 있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 연간 20만ha의 산림을 관리하고 그 중 10만ha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목재 펠릿을 생산한다면 국가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 직접적 효과만 따지더라도 해마다 약 30만 톤의 난방유를 절약하여 4,400억원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하고, 연간 2만 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 효과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300억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간벌에 따른 산림자원의 증가, 산불피해 경감, 산림병해충 감소와 산림의 건강성 증대 등 유무형의 편익 또한 클 것이다.

 

세계적으로 1,000 곳에 가까운 목재 펠릿 생산시설이 가동되고 있고, 여러 나라가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 산업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5%가 산림이고 목재 펠릿의 원료가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생산시설이 하나도 없는 것은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목재 펠릿의 산업화와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대체 에너지 산업의 육성은 시장과 기업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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