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칼럼| 2009년 2월  5일
	전 창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창곤 박사의 특급브랜드 만들기 ⑫ 체계적 관리가 핵심

농산물 브랜드는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좋은 브랜드가 우여곡절 끝에 개발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강력한 파워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태어난 브랜드가 파워브랜드가 되고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된다. 강력한 파워를 행사하던 브랜드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브랜드 생명력은 소실되고 만다. 한 때 잘 나가던 농산물 브랜드의 생명력과 파워가 어느 날 갑자기 상실되고 약화되는 현상을 우리는 늘 주변에서 경험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나라 농산물 브랜드 관리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속 관리 안되면 브랜드 생명력 상실

브랜드 생명력의 상실과 몰락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사과 주산지에서 최초로 개발된 사과브랜드의 인지도와 충성도가 높아져 점차 브랜드 자산이 구축되어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브랜드 관리주체들은 스스로 자만에 빠져 지속적이고 철저한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을 망각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내 브랜드가 이제 사과시장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인식하여 더 이상의 브랜드 관리는 필요 없는 것으로 착각하는 순간 브랜드의 생명력은 상실되고 내 브랜드는 곧 소비자의 마음에서 사라지고 단순한 이름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소비자는 항상 내 브랜드만을 신뢰할 것이라는 자기 최면에 의해 브랜드 관리를 소홀히 하여 실패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일부 쌀 브랜드나 과일 브랜드 등에서 선발 브랜드의 인지도 증가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전마케팅 효과 등에 기대어 확실한 브랜드 자산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 노력보다는 섣부른 브랜드 확장 등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일관된 품질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차별성은 사라져 하루아침에 실패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초기의 내 브랜드 명성이나 칭찬 등이 영원히 지속되어 소비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내 브랜드를 믿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다.

핵심 가치·품질 수준 등 일관성 가져야

브랜드 관리의 의미는 최소한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데 있다. 하나는 내 브랜드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소비자에게 충족시켜야 된다. 다른 하나는 내 브랜드가 가지는 이미지에 대한 차별성이 일관되게 소비자에게 충족되어야 될 것이다.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의 핵심 내용으로는 브랜드 관리의 일관성 유지, 적합한 마케팅 프로그램 수립과 실천, 브랜드 자산의 측정과 개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의 구축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브랜드 관리의 일관성 유지는 일단 내 브랜드가 시장 선도자의 위상을 확립한 후에도 소비자에게 주는 핵심가치, 의미와 함께 품질수준 등에서 변하지 않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적합한 마케팅 프로그램의 실행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맞게 마케팅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섣부른 브랜드 확장보다 철저 관리를

그리고 개발된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파워 브랜드로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야 된다. 브랜드 관리시스템의 이상적인 방향은 모든 브랜드마케팅 전략이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통합관리의 내용에는 브랜드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 브랜드 품목, 브랜드 관리를 위한 조직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된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브랜드 관리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농산물 브랜드 관리조직이 상품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후 관리가 부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브랜드 관리조직을 상품중심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시켜야 된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성공여부는 상품 그 자체만을 판매에 있기 보다는 브랜드의 의미와 이미지 그리고 핵심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비자에 인식시키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좋은 브랜드의 개발은 성공의 꿈을 심어주지만, 성공의 결과를 보장하지 못한다. 성공하는 브랜드는 얼마나 관리를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섣부른 브랜드 확장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철저한 관리가 더 중요한 것이다. 뛰지도 못하는 사람은 날 수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