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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 쌀이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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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동규
한국경제 칼럼| 2009년  1월  1일
박 동 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언론을 통해 본 2008년 한국농업은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격이 너무 낮아 이미 수확한 배를 트랙터가 깔아뭉갰다. 생산비가 오른 만큼의 쌀값 인상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농업인의 주름진 얼굴이 TV화면에 부각되었다.

 

지난해 농업인이 겪은 상황은 본인 의지와 무관한 것이다. 기상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산지폐기도 단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장철 배추·무값은 작년보다 59% 떨어졌다. 과수농가도 실망이 크다. 추석성수기의 사과·배값이 15% 떨어졌고 최근 회복되고 있지만 작년보다 낮다.

 

그러나 연말에 발표된 쌀 생산량·가격 등을 보면 암울한 분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풍작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하락하지 않아 쌀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a당 쌀 생산비는 작년보다 8.4% 오른 65만8000원으로 추정된다. 생산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늘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본다. 올해 10a당 쌀생산량은 사상최대수준인 520㎏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작년보다 11.6% 늘어난 것이다.

 

쌀 생산량은 늘었지만 생산지 쌀값은 작년보다 8% 오른 80㎏당 16만2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쌀가격이 오른 이유는 농협이 벼를 작년보다 5~16% 높은 가격에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쌀소득은 작년보다 24% 높아진 637만원으로 추정된다.

 

쌀농업에 있어서는 쌀소득 외에 직불금이 지급된다. 수확기 쌀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올해 고정직불금은 ㏊당 70만원(쌀 80㎏당 1만1475원 수준에 해당함)이 지급된다. 직불금과 쌀 판매가격을 합쳐 농가가 받는 80㎏당 가격은 직불제의 목표가격인 80㎏당 17만83원보다 높을 수 있다. 그리고 직불금을 포함한 ㏊당 쌀소득은 작년보다 15% 늘어 707만원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쌀이 농업소득에 기여했지만,새해에는 채소나 과일 등도 효자노릇을 해 농업인의 마음이 흡족했으면 좋겠다. 언론에 등장하는 농업인의 모습은 주름진 얼굴이지만 환한 미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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