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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료 생산 확대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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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우병준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08년 9월 29일
우 병 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근래 들어 수입개방 확대, 질병 발생, 축산물 소비감소, 면세유 가격 인상 등 축산농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사료작물 작부체계 개발

 

특히 배합사료 가격의 폭등은 농가의 경영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배합사료 가격은 2006년 11월부터 8차례에 걸쳐 최고 80% 이상 폭등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의 농가 수 변화를 보면 2006년 말 대비 양돈농가는 30%, 낙농가는 13% 가까이 감소했다.

 

현재 우리나라 축산업은 배합사료 생산을 위해서 연간 800만 톤 이상의 사료곡물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중 해외 도입 곡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98%에 달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자급 조사료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정부도 2007년 기준 78% 수준인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을 더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성공적인 국내산 조사료 생산증대 실현을 위해서는 충분한 재배면적의 확보와 재배주체 문제를 검토해야한다. 현재의 조사료 증산 노력은 답리작을 통한 동계맥류작물 재배에 집중하고 있으나 많은 농가들이 쌀 소득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답리작을 기피하고 있으며, 국내 답리작 가능면적도 제한적이다. 또한 재배주체의 경우에도 고령화된 경종농가가 운영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축산농가도 추가적인 자가노동력 투입과 충분한 부지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영농법인 육성·농지 안정적 제공

 

결국 국내산 조사료 증산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료작물 작부체계의 개발과 보급을 통한 재배면적의 확대가 요구되지만 농가소득 측면에서 경종농가와의 이해관계가 상충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조사료 생산에 대한 충분한 경제적 유인이 없는 상황에서 경종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는 없다. 축산농가의 경우도 토지확보와 자가노동력 투입에 드는 비용보다 사육규모 확대를 통한 조수입 확대가 더 손쉬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양질 조사료 생산에 대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조사료 재배 전문 영농법인의 활성화와 이들이 대규모 기계화 작업을 수행하는데 적합한 충분한 농지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간척지 등을 활용한 대규모 조사료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전용종자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국내산 조사료 생산의 직접적 혜택을 얻을 수 없는 양계와 양돈업의 경우는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 배합사료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양계와 양돈용 배합사료 원료곡물 획득을 위해 해외사료자원 개발 등의 다양한 대응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해외농지개발 직접투자 신중히

 

이 경우에도 앞으로의 해외곡물가격 동향과 국내 사육두수 및 사료수요량 예측을 통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해외 농지개발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길과 같이 세계 곡물시장에서 유통과 물류를 장악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곡물 메이저 업체를 육성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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