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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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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 시대를 맞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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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현태
KREI 논단| 2008년 9월 8일
박 현 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년 초에 농림수산식품부는 2012년까지 농림수산식품 6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였으나 신임 장관이 취임하면서 수출 목표가 2013년까지 100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여 추진하고 있는데, 수출을 주도할 대표성 있는 전문조직 육성이 핵심사업 중의 하나다.

 

이러한 사업 전개의 일환으로 올해 3월부터 파프리카를 시작으로 버섯, 김치, 인삼 등 품목별 수출협의회가 구성되어 현재 7개 수출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실제 수출을 주도할 주체 육성과 관련해서 2012년까지 30개 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약 50개의 계열화 수출전문조직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해외시장 조사, 수출전략 수립, 수출지향적 품종육성 등의 연구개발을 위해 13개 수출연구사업단이 지난 8월에 1차로 출범하였다.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은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시장개척 노력, 생산단체의 수출노하우, 수출시장을 읽는 눈 등이 크게 개선되어 수출시장을 넓히고 품목도 확대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수출체제로 5년 이내에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려되는 점이 많고 전체를 아우르는 체계도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세계시장은 더욱 급변하고 있다. 경쟁상대로 인식조차 되지 않던 중국은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 곳곳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선진국들은 안전성과 웰빙을 강조하며 수입농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수출시장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현재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수출전문조직 육성을 중심으로 수출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고려사항을 제안해 본다.

 

첫째, 품목별·생산자단체별·지역별로 제각각인 수출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파프리카의 경우 생산부터 최종수출까지 정형화?표준화 되어 있지만 대다수 과수?화훼?채소 분야에서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품목별 수출농가 모두가 품종선택, 병해충 방제, 선별, 가공, 포장 등 생산단계에서 최종 수출단계까지 표준화된 매뉴얼로 하나의 틀 안에서 움직여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고 국가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둘째, 품목별 전문 리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춘다 하더라도 조직을 앞에서 이끌어 갈 리더가 있어야 한다. 지역의 리더를 중심으로 지역별 대표조직이 육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범위를 넓혀 국가조직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전문 리더 양성은 고품질 상향평준화 수출상품 생산에도 중요하다.

 

셋째, 소비자의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표성 있는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한다. 수출농산물에 대한 가치와 믿음은 상품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서 시작된다 할 수 있다. 우리 농산물의 수출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유지되고, 우리 농산물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와 믿음을 소비자에게 심어 주려면 그냥 농산물이 아닌 차별화된 브랜드를 수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많은 수출농산물 브랜드를 정확히 평가하고 통합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가의 수출마인드 확립이 중요하다. 수출농업인들이 일순간의 가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수출농가로서 프로의식을 갖춰야 한다. 믿음과 가치는 하루아침에 마음속에 심어지는 것이 아니고 무수한 경험의 결과로 축적되어 확립된다. 농가의 수출마인드 제고는 바이어와의 신뢰구축에 직결된다. 수출을 위해서는 전문바이어를 통하게 되는데 내수가격이 높거나 수출가격이 실익을 내지 못할 때도 흔들리지 않고 수출을 계속해야 거래상대로 인정받을 수 있고, 반대의 상황에서도 신뢰를 바탕으로 바이어와 상생할 수 있다.

 

우리 수출상품의 대표조직이 정착되면 규모화를 바탕으로 한 가격교섭력을 갖게 되고, 균형 잡힌 물량수급을 통해 일정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으며  농가경영도 안정될 것이다. 또한 기술습득, 정보획득 등 모든 면에서 농가가 편하게 농사짓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수출시장에서는 보다 고품질의 균일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수출함으로써 바이어와 신뢰를 토대로 연결되어 보이지 않는 큰 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시장확대로 연결되고 농가실익과 국가위상을 높이는 선순환의 고리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같은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조직 리더는 확실하고 거시안적 정보를 담은 비전제시와 다양한 조직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서 조정해 나가고, 구성원들은 조직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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