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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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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너지 개발, 농림업이 중심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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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상민
KREI 논단| 2008년 8월 27일
이 상 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들어 바이오에너지 개발에 대한 찬반논쟁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바이오에너지 보급이 지속될 경우 곡물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여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에너지의 사용이 친환경적이라고 여겨졌으나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는 오히려 환경오염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란 쉽지 않지만 바이오에너지 개발 때문이라는 개연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재생불가능한 화석연료의 고갈시기가 가시화됨에 따라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그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에너지는 수송용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개발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19세기 말부터 가솔린을 대체할 에탄올 사용을 고려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에너지 해외의존도 하락과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1920부터 1950년까지 수송용 차량에 에탄올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많은 나라의 원료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개발기술이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러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바이오에너지 대량생산에 가장 큰 걸림돌은 원료를 얼마나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 하겠다. 즉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인 농작물과 그 부산물을 대량으로, 싸게 공급할 수 있느냐 하는 데 있다. 현재 바이오에너지 개발 선진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도움 없이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경제성을 확보하여 생산하는 브라질에서 조차 원료인 사탕수수가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다른 요소에 비해 원료비용을 낮추어 바이오에너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바이오에너지 원료가 화석연료의 원료와 비교할 때 부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대부분 고체로 구성되어 있는 바이오에너지 원료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원유에 비해 운반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원료를 운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하겠다.  

 

결국 원료가격을 낮추고 효율적인 수집 및 운반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 농림업의 몫이다. 다시 말해 농림업 부문의 기술 개발 없이는 바이오에너지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미국, 브라질, 유럽 등 바이오에너지 상용화에 성공한 나라들은 모두 농림업을 담당하는 정부부서가 중심이 되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농촌진흥청에서 바이오에너지사업단을 발족하여 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으나, 농림수산식품부의 적극적인 개발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상가상으로 바이오에너지는 지식경제부의 신재생에너지 중점 개발 기술에서도 빠져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의 바이오에너지 개발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에너지 개발 선진국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느리고 지지부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바이오디젤 원료용 유채 생산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외에도 GMO 곡물을 투입한 바이오연료 생산, 축산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농림부산물의 수집방법 개선, 농업진흥구역 내에 바이오에너지 생산시설 유치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특히 서두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는 제2세대 바이오에탄올 개발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실은 원유 및 곡물 가격인상 등의 현안들이 바이오에너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이오에너지 개발은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적인 대안일 뿐만 아니라 우리 농림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더욱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바이오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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