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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량자급률 목표 95% 이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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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세계농업| 2008년 07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7월 2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개최, 세계적 식량위기에 대응하여 식량자급률 목표를 95% 이상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중국은 세계 농지의 7%를 가지고 세계 인구의 20%를 부양하고 있다.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릴 것인가’에 대해 ‘중국인을 먹여 살리는 것은 중국’이라는 중국식 식량안보를 강조하였다.

 

13억 중국인을 먹여 살리는 것은 중국

 

중국에서 식량이란 쌀ㆍ맥류ㆍ옥수수ㆍ잡곡 등 곡물을 비롯하여 대두와 서류를 포함한다. 식량안보는 ‘기본적으로 국내생산’에 의존하며, 여기에 비축, 수입 그리고 수출 규제로서 식량을 확보한다. 식량안보에서 ‘수출 규제’란 평상시에는 수출확대를 도모하되, 유사시에는 수출 규제를 통하여 국내 소비충당에 우선하는 수출국의 선택사항이다.

 

‘기본적으로 국내생산’이란 식량자급률 95% 이상을 의미한다. ‘95% 이상’은 1996년에 이미 결정된 목표이다. 이것이 같은 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정상회의에 제시된 이후 식량자급의 선언적 의의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식량의 엄격한 국가관리제도를 유지해 왔다. 1985년 이후 식량유통 자유화를 시도하면서 전량관리에서 부분관리로 이행하였고, 2003년 ‘중앙비축식량관리조례’를 제정, 자유유통, 국가비축, 최저수매가격제도를 연계한 비축제도를 완성하였다. 비축대상은 쌀, 소맥, 옥수수, 대두 등이며, 비축규모는 1년 소비량의 15%에 상당하는 7,500만 톤으로 설정, 이를 매년 20~30%씩 경신하고 있다. 또 국가비축 외에 5,000~ 6,000만 톤 규모의 성 단계의 지방비축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국내 가격상승 시에는 수입확대를 통한 물량확보를 도모한다. 대두 수입을 늘리기 위해 2007년 10월부터 수입관세를 인하하였다. 또한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2007년 12월 이후 수출세환급제도 폐지, 수출세 인상, 수출할당조치 등을 강구하고 있다. 일련의 조치는 식품가격 안정을 위한 것이다.

 

2007년도 중국의 식량생산량은 5억 150만 톤에 달하나 1,500만 톤이 공급부족이다. 옥수수는 수출이 2002년 1,500만 톤에서 2007년 50만 톤으로 급감하였고, 쌀과 소맥은 재고로서 소비를 충당하고 있다. 대두는 1999년 수입이 1,000만 톤을 상회한 후 2002년 2,000만 톤, 2007년 3,000만 톤을 초과하여 자급률은 28%로 떨어졌다. 쌀, 소맥, 옥수수, 대두 등 4대 작물로 한정하면 2000년 자급률이 90%로 떨어진 후 2007년 95%를 회복하였다. 이 기간 중 재고량은 대폭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수급 불안정과 세계적인 식량위기에 대응하여, 중국이 식량자급률 95% 이상의 목표를 재삼 강조한 것은 7월 2일 결정된 ‘국가식량안보중장기계획’이다.

 

이 계획은 농업법 31조의 식량안보에 근거하여 식량생산능력을 2010년 5억 톤, 2020년 5억 4,000만 톤 이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각종 시책을 제시한 것이다.

 

농업경영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농지보전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여 1억 2,000만 ha 이상의 농지를 확보한다. 농업인프라 특히 수리시설 정비를 확충하여 농지의 생산력을 향상시킨다. 식량유통제도 개혁을 지속하고 건전한 식량비축제도를 수립한다. 중앙ㆍ지방정부의 식량안보책임제를 확립하고 식량의 성장(省長)책임제를 전면 실시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1996년의 선언적 의미와는 달리 식량안보에 대한 정책의지를 내외적으로 표명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중국의 식량안보가 세계 식량안보에 기여

 

세계 식량위기의 배경에는 중국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향후 중국의 수급 여하가 세계 식량위기의 행방을 결정할 것이다. 현재 중국은 3농문제와 도농간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최저가격 수매제도에 의한 식량 생산의욕 감퇴, 채소ㆍ과수 등 소득원 작물로의 생산집중, 농지전용 확대, 물 부족, 기상이변, 지구온난화 등 생산을 제약하는 요인은 산적해 있다.

 

자급률 목표의 달성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국내생산을 기본으로 하면서, 비축제도를 갖추고, 유사시에는 수출 규제를 동원하여 13억 인구를 부양하려는 노력은 중국의 식량안보는 물론이고 세계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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