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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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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전창곤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08-06-12
전 창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경쟁 속에서 통신과 미디어의 기술발전을 기반으로 한 정보혁명은 시장경제의 마케팅 패러다임을 브랜딩 또는 브랜드마케팅으로 전환시켜 놓았다. 결과적으로 브랜드는 시장경쟁의 출발점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며, 도달해야 하는 최종 목적지가 되어버린 지가 오래되었다.


브랜드간 마케팅 경쟁시대 돌입


브랜드 기반의 시장경쟁체제 하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간 약 3000개 이상의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데, 이 중 소비자가 기억할 수 있는 브랜드 불과 10개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비자의 눈길 한 번 받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새로 태어나는 수많은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를 가지는 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브랜드를 개발하는데 보통 5000만~15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할 때 천문학적인 비용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인 가를 알 수 있다. 반대로 극소수의 생명력이 넘치는 살아남는 브랜드는 천문학적인 브랜딩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확장 등을 통한 새로운 브랜드의 런칭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히 위력적인 파워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은 브랜드 그 자체의 힘(브랜드파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간(농업의 경우 생산자간) 기술력의 차이가 점차 없어짐에 따라 상품의 본질적인 품질 면에서는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되어 대체로 가격 등 부분적인 마케팅전략에 의해 경쟁력이 결정된다.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힘이 있는 브랜드, 즉 파워브랜드는 이 같은 단순한 경쟁관계를 불허하며,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다른 상품까지 확장할 수 있는 힘도 가진다. 한 마디로 그냥 제품 자체와 브랜드간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파워브랜드의 경쟁력이 제품 그 자체의 경쟁력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단순히 ‘이름’ 만으로 의미 없어


농업생산자의 농산물 생산기술이 평준화되지 못하여 생산자간·지역간 품질격차가 뚜렷이 발생한 1980년대까지만 하여도 농산물 마케팅활동의 핵심은 품질 그 자체였다. 그러나 생산기술의 평준화와 함께 품질격차가 좁혀짐에 따라 브랜딩 전략 또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나 브랜드 자산관리 전략이 마케팅 활동의 중심영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농산물 역시 강력한 브랜드자산의 구축이 차별화를 위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매김된 것이다.


국제무역의 자유화와 수입개방화의 가속화로 농산물의 공급과잉 시대가 도래하면서 내 상품이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머릿속에 기억되게하기 위해서는 제품 지향적 사고와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농산물 그 자체인 상품만으로 차별화하는 것 이상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데, 생명력을 가지고 움직이는 파워가 있는 브랜드가 바로 그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단순한 브랜드 이름 그 자체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죽은 브랜드인 것이다.


그러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면서 제품 그 이상의 파워를 가지는 생명력이 있는 브랜드란 무엇인가? 농산물 브랜드의 생명은 농업생산자(기업)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농업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가 되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생산자(단체)가 그들의 경영전략이나 비전을 배경으로 내가 생산하는 상품(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싶은가에 대한 목표 설정이나 시장 포지셔닝을 통하여 브랜드 개발주체의 전사적인 내부 노력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브랜드 개발주체인 생산자는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무엇을 약속하고, 어떤 방법으로 신뢰를 심어줄 것인가를 화두로 하여 소비자의 욕구와 기대에 끊임없이 부응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 브랜드(또는 생산주체나 기업)와 소비자 사이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장기적이고 정신적인 신뢰와 유대관계가 성립될 때 이러한 브랜드가 바로 살아 움직이는 브랜드이며 파워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변화무쌍 소비자 요구 부응해야


파워브랜드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살아 움직이는 파워브랜드 힘의 원천은 바로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브랜드자산을 창출하고, 창출된 브랜드 자산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데서 나오는 것이다. 즉, 살아있는 브랜드 파워의 창출은 브랜드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개발된 브랜드를 끝까지 관리하고 시장 환경이 변화될 때 또는 시장 환경의 변화에 미리 대응하여 새로운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부여하는 것이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브랜드에도 똑 같이 통하는 말이다. 잘 구축된 브랜드 자산은 농업의 신동력원이 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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