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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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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시장개방과 농업부문 피해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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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호근
KREI 논단| 2008년 04월 30일
정 호 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지난 1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논의가 시작된 이후 한우의 산지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이 발표된 지난 18일에는 암․수 송아지의 산지가격이 185만 원, 192만 원으로 전일 대비 각각 4%, 5% 떨어졌다. 물론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도 가격하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보다 일시적으로 몰리는 출하물량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우 산지가격이 소갈비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에 따라 최대 14%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세계적인 곡물 파동의 영향으로 사료값이 폭등하여 축산인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지난해 25kg짜리 1포대에 6000원 하던 사료값이 올들어 1만 원대로, 운송비를 포함하여 4톤 트럭 한대분에 60만 원 정도 하던 볏짚이 100만 원으로 올랐다.

 

생산비는 오르고 산지 가격은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우농가에 대한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소리가 농업계 내외에서 들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도축세 폐지, 브루셀라 살처분 보상기준의 상향조정, 마리당 10만~20만 원의 품질 고급화 장려금 지급, 사료비 절감방안을 포함한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 국내 보완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생산과 직접 관련된 대책 이외에도, 한우인증제를 도입하고 쇠고기 원산지표시제를 강화하여 한우의 차별성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우농가의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소비자의 한우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직접적인 보상으로 생산비 및 가격하락에 대한 지원과 간접적으로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것이 보완대책의 골자인데, 보상의 적절성, 보상규모와 대책의 기대효과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생한 이후 수입금지가 내려졌고, 이제 협상이 타결되어 2003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므로 보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최소한 수입재개에 따른 단기적인 충격에서 축산농가들을 보호하고 이농이나 타작목으로의 전환 등으로  한우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보상의 적절성을 찾는다.

 

합리적이고 적절한 피해보상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되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피해보상의 정도, 범위 등과 같은 원칙을 수립하고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보상의 원칙이 바뀐다면 효율적인 제도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2004년 목표가격을 시장가격에 연계하여  3년마다 변경해 나간다는 쌀소득변동직불의 책정원칙이 올해 2012년까지 고정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 한 예가 된다. 쌀소득변동직불은 쌀농가의 시장변화에 대한 점진적인 적응과 소프트 랜딩을 유도하기 어려운 제도가 되었다.

 

사전에 피해를 예상하여 보상해 주기보다는 미국이 자국 피해산업의 피해보상 및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TAA(Trade Adjustment Assistance)와 같이 사후적으로 개방화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이는 피해규모를 예상하던 것에서 농가가 실제로 입은 피해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한․칠레 FTA 대책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한․미 FTA 대책부터는 사후적인 보상원칙으로 수정되었다.

 

피해보상은 생산자들이 개방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하고 또한 적응기간 동안만 지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상으로 인해 해당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등이 발목을 잡혀서는 곤란하다. 외국의 경우 현금보조금 지급과 같은 직접보상을 사회복지제도로 대체하거나 직접피해보상 대신 경쟁력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접보상과 간접보상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된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우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오고 있는 브랜드 육성, 후계자 육성과 같은 정책의 중요성이 더해지는 시점이다. 단기적인 충격의 여파를 최소화하면서 구조조정을 통하여 중장기적으로 미국, 호주, 뉴질랜드의 쇠고기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생산자, 정부, 연구자 모두의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고품질로 한우의 차별성을 강화해 나가고 이력추적제, 원산지 표시강화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며 효과적인 이미지․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상품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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