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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유통 정책 방향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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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전창곤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08-01-17
전 창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잘 흔들리지 않고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에도 잘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이 같은 논리는 우리 농산물유통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농작물이 재배되고, 수확된 농산물이 상품화되어 시장에 출하되고, 그 시장 활동의 결과가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곳이 산지이다. 그러므로 급변하는 농업환경의 회오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지유통의 체질을 튼튼히 하여 생산자의 유통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향후 우리 농정의 중요한 과제와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산지 유통 관련정책·사업 분산

 

그러면 우리의 산지유통과 산지 관련 농정에는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어떤 방향으로 산지유통의 체질이 개선돼야 할까. 지금까지 산지유통뿐만 아니라 우리농업 성장에서 근본적인 병목현상으로 자리 잡았던 것은 산지유통의 영세성ㆍ분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산지의 유통규모가 영세한데다가 산지의 유통주체가 개별·분산적인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산지유통의 경쟁력과 효율성은 투자에 비해 체질개선의 속도가 매우 느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산지유통정책은 규모화와 공동화에 초점을 맞추어 산지유통시설 확충, 경영자금 지원, 유통조직 육성 등과 같은 수많은 시책과 사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여전히 산지유통 정책의 목표는 변하지 않고 있으며, 글로벌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해 마땅한 대응논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산지유통 개선을 위한 투자효과나 효율성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산지 유통시설의 가동율이 낮고 적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육성된 유통조직은 목적에 부합되는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산지 생산자조직의 마케팅사업은 적정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기적 연계 없어 ‘시너지’ 미비

 

그 동안 정부의 많은 산지 유통시책과 관련 사업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생산자나 투자주체들이 만족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시책이나 사업의 타당성과 적합성 문제, 투자의 적정성과 효율성 문제, 관리·운영상의 문제, 전문 인력의 문제 등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그 동안의 많은 산지유통 시책과 관련 사업들의 궁극적인 정책목표인 벡터(Vector)의 크기가 다르고 방향이 분산되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관련 시책이나 사업이 독립·분산적으로 추진되어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즉, 하나하나의 산지유통 관련 시책과 사업은 독립적으로는 산지유통 개선 목적과 정합성이 있으나, 각각의 시책 간에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연계관계가 없고 그 목적이나 정책수단이 중복되어 전체적으로 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적어 투자와 노력에 비해 피부로 느끼는 효과가 적었다는 것이다.

 

향후 산지의 농산물유통은 소비자의 니즈 충족을 위하여 상품형태나 상품화 유형에서 매우 고도화 될 전망이다. 농산물의 상품화는 실질적인 브랜드화가 중심이 되어 산지 유통전략의 핵심은 브랜드마케팅전략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또한 산지유통의 핵심주체는 규모화·조직화된 다양한 공동마케팅조직이 될 것이며, 산지유통활동의 수행은 거래와 다양한 물류기능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거점산지유통센터가 될 전망이다.

이들 산지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의 산지 유통정책의 근간은 다양한 산지유통시설의 확충과 지원, 산지유통활동의 핵심적인 주체인 산지의 공동유통조직 육성, 그리고 차별적인 브랜드 육성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정책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추진될 수도 있지만, 정책의 목적과 추진방식과 수단에서 보면 서로 밀접한 연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추진보다는 각각의 시책을 하나의 목표로 집중할 수 있는 상위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수단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추진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개별 시책의 독립적인 추진보다는 산지 공동마케팅조직 육성시책을 상위 목표로 설정하고, 이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하위 사업으로 거점유통센터 건설사업과 브랜드 육성사업을 철저히 연계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상위목표 설정 후 통합관리를

 

하나의 궁극적인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련 시책과 사업의 통합관리는 정책집행자, 정책대상자, 정책지원자 등 모든 정책 참여자들이 정책목표를 명확하게 공유함으로써 효율적인 정책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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