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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브랜드, 우리농업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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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전창곤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07-10-08
전 창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의 농업은 지금 국제 농산물시장의 한 가운데서 살아남을 것인가 죽을 것인가 하는 진검승부를 가리게 되는 입장에 서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농산물 시장개방화의 거대한 물결에 이제 우리농업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과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거래, 신뢰 쌓아야 가능

 

농산물 시장개방화가 의미하는 것은 한마디로 지금까지 세계의 농산물시장이 국가별·지역별로 수많은 시장으로 나누어져 있던 상태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세계 각국 또는 각 지역의 수많은 시장에서 수많은 가격이 결정되고 시장참여자와 그 시장결과가 시장마다 달랐지만, 이제부터는 하나의 농산물시장에서 각국의 농산물이 가격과 품질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장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세계의 농산물시장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상태에서 ‘우리 농산물’이 팔리고 살아남는 길은 가격과 품질경쟁력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든지, 아니면 하나가 된 시장으로부터 ‘우리농산물’을 차별화하여 고객만족과 감동을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 분리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그 차별화의 수단이 앞으로 우리 농업구조의 선진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야 될 우리농산물의 ‘명품브랜드’ 또는 ‘파워브랜드’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성숙한 시장경제 하에서 상품거래는 제품 그 자체를 사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팔고 사는 형태로 바뀐다. 브랜드가 곧 상품이고, 상품이 곧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오렌지하면 선키스트, 키위하면 제스프리를 연상하게 된 것과 같다.

 

안정 공급·사후관리 엄격하게

 

최근까지 우리는 전자제품 같은 공산품에만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 농산물에는 브랜드가 없고, 또한 없어도 무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속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의 확대, 판매경쟁 심화, 소비자니즈의 급변 등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차별화를 통한 안정적인 판매경쟁력 확보와 고수익성 창출을 위해서는 농산물 브랜드화도 반드시 필요한 마케팅전략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농산물시장에서도 브랜드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진된 우리나라의 농산물 브랜드화는 브랜드 개발 및 사용주체의 조직화 미흡, 브랜드 관리체계 미흡, 브랜드 마케팅전략의 수립·운용능력 부족, 브랜드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6,000여개가 넘는 대부분의 농산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지도 되지 못한 채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농산물 브랜드화는 브랜드 이름만 양산하였을 뿐이지 성공한 브랜드는 거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거래는 한마디로 신용과 믿음을 통한 고객감동과 고객만족이다.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생산하는 상품에 대해 변함없는 품질균일성 유지와 고품질 명품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물량이 이루어져야 된다. 동시에 브랜드개발의 차별화, 철저하고 엄격한 사후관리, 전사적이고 효율적인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수립과 운용, 홍보 등 촉진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 농산물도 브랜드로 거래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것은 농산물도 우수한 ‘파워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실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생산자의 처지를 끝까지 배려하거나 책임지지 못한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돼야 생존

 

들어본 적이 없는 배우가 주연하는 영화는 선뜻 보러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파워스타’가 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 하고 관심을 가진다.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는 선뜻 구매하려하지 않는다. 이제 ‘대한민국’도 ‘한국농업’도 브랜드가 되어야 하며, 어떤 특정 ‘농산물상품’도 ‘파워브랜드’가 되어야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농산물의 브랜드 거래시대에서는 나쁜 브랜드는 잘 팔리지 않지만, 브랜드가 없는 농산물은 팔 수가 없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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