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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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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양돈 산업을 통해 본 규모화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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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호근
KREI 논단| 2007년 7월 9일
정 호 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덴마크의 양돈은 모돈 사육에서부터 돈육생산, 가공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대니쉬크라운(Danish Crown)이라는 골리앗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대니쉬크라운의 덴마크 돈육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지만 그 옆에서 굳건히 5%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티칸(Tican)이라는 다윗이 있습니다. 대니쉬크라운에 비하면 규모가 아주 작은 티칸이지만 회원농가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더 높고 회원이 되고자 하는 농가가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대니쉬크라운과 비교하여 티칸이 세계양돈시장에서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고품질 생산물로서 품질에 자신이 있는 티칸은 항상 최고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구매처에 생산물을 출하하기 위해 장기계약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대니쉬크라운은 고품질의 돈육도 생산하지만 많은 양의 중품질 돈육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장기계약을 선호합니다. 티칸의 적절한 사업규모도 필요에 따라 거래처를 쉽게 옮길 수 있는 장점이 됩니다.

 

다음은 시설의 최적 활용입니다. 돈육생산에서 도축장이 가장 주요시설인데 티칸은 시설이용률이 100%에 육박하는 반면에 대니쉬크라운은 적정 수준 이하로 이용하는 유휴시설이 있습니다. 지나친 사업 규모는 경영체가 시장 여건변화에 대응해 나가는데 부담으로 작용을 할 수 있어 대니쉬크라운은 기존의 도축시설 중 일부를 처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둘 다 도축장의 증설계획은 없습니다. 대니쉬크라운은 당연하다 쳐도 티칸도 계획이 없다는 것은 조금 의아했지만 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도축시설을 증설한다면 최소한 현재규모의 두 배 이상이 되어야 경제성이 있는데 비용이나 위험 면에서 감내하기에는 너무 큽니다. 또한 국내외 양돈 생산기반이나 돈육시장에 대한 전망도 사업규모 확대를 용이하지 않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에 고성장보다는 기존의 규모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다른 가치창출을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가공시설을 확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도 대니쉬크라운은 영국에 가공공장을 추가로 매입하여 베이컨을 포함한 현지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돈육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피자 사이즈를 키워서 수익을 올리려 하기 보다는 다양한 토핑을 얹어 이익을 내겠다는 것입니다.

 

사이즈를 키우는 규모화와 고품질 상품을 만드는 차별화는 동시에 추구되어야 할 목표이지만 어디에 비중을 두는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여기에서 국가별, 산업별 특성, 그리고 경영자의 비전이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은 시장개방과 함께 빠른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제일의 경쟁력을 가진 덴마크 양돈 산업을 살펴보았습니다. 주요 농산물수출국에 비해 불리한 농업의 규모를 자본의 투자를 통한 고부가 가치 기술의 확보,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상품개발,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비자 신뢰를 통한 상품가치 제고를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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