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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전문성 개발, 교육·훈련만으론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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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마상진

KREI 논단 [2007-03-27]

연구원 홈페이지 기고

농업인 전문성 개발, 교육·훈련만으론 미흡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농업의 경쟁력은 농업인력의 경쟁력에서 나온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농업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하여 공공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교육·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등 농촌진흥기관, 농림부에 위탁을 받은 농업인 단체 등 민간기관, 농협 산하 교육기관, 농과대학, 기타 공공기관을 통해 매년 200만 명 이상의 농업인이 다양한 형태의 영농관련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정부의 예산 규모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농업인 교육·훈련에 대하여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보이는  이러한 관심과 투자는, 인프라 위주로만 이루어지던 과거에 비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기관주도의 교육·훈련은 농업인들의 전문성 제고 측면에서 그리고 지식의 현장 적용성 측면에서 기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기관 주도의 교육·훈련은 대부분 집체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수요자 중심을 강조하더라도 농업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개별 농업인의 다양한 학습 요구를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개별화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이를 통해 제공되는 각종 해결책은 시간적으로 적절성이 떨어지고, 지식과 기술의 현장 적용성도 낮다. 영농과 관련한 신규정보 획득방법을 조사한 선행연구에 의하면 교육·훈련에 대한 농업인들의 의존도는 관련책자를 통한 정보 취득이나, 각종 상담을 통한 정보 취득 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술 특성이 일반적인 것보다 특수하면서도 시급한 것일수록 교육·훈련 이외의 수단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농업인들은 자신의 전문성 개발과 경영혁신을 위해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훈련 외에 다양한 학습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농업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고, 품목별 연구회나 작목반 등의 학습조직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선진농가를 견학 하거나, 각종 책자나 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을 수행하고 있다.

 

이미 성인교육을 포함한 타 산업분야의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는 지식경영의 도래와 함께 이들의 전문성 신장에 있어 공급자 중심의 교육·훈련 접근의 한계를 직시하고, 프로젝트 학습(project-based learning), 문제중심 학습(problem-based learning), 실천 학습(action learning), 통합 학습(blended learning) 등 직업 현장에서의 학습, 수요자 중심의 학습에 초점을 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선진 농업국에서도 농업인의 학습에 초점을 두고, 농업인들의 다양한 자조적인 학습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인 전문성 개발과 관련한 각종 투자 행위의 효과와 관련하여 농업계 내외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교육·훈련 외에도 영농 현장에서 농업인들의 자발성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학습조직, 전문가 자문, 개인적인 학습 활동 등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기반 조성 차원에서 우선 농업인 학습지원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농업인이 어떤 정보를 원하고 있는가, 농업경영과 관련하여 부족한 능력은 무엇인가를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혁신을 위해 본인이 원하는 능력 개발과 원하는 정보는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획득할 수 있는지를 안내해 주고, 농업인과 농업인, 그리고 전문가와 농업인 간의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24시간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농업인은 본인이 필요한 시기에 원하는 내용을 희망하는 장소에서 학습하고, 상호 교류함으로써 현장 적용성이 높은 진정한 의미의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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