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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허장

KREI 논단 [2007-02-28]

연구원 홈페이지 기고

화훼 생산과 소비

박현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화훼시장은 대목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기점으로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의 졸업시즌으로 이어지면서 현재 시중 꽃값은 연초에 비해 20% 이상 올랐고, 도매시장 출하물량도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3월초 입학시즌을 거쳐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행사가 많은 5월 중순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훼시장이 대목을 누리면 당연히 일선 화훼농가의 형편도 그만큼 좋아져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겨울철 화훼 재배는 난방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데, 높은 유류비 때문에 경영비에서 유류비를 제외하면 별로 남는 것이 없고, 심지어 난방비 때문에 겨울 농사를 포기한 농가도 있다. 최근의 꽃값 상승은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으나,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우려해 화훼농가가 꽃 생산을 줄여 공급이 감소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화훼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모든 화훼농가에게 크게 부담이 되는 것은 유가상승일 것이다. 화훼생산은 시설 의존적이고, 고온성 작물이 많아 난방비가 경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 시설작물에 비해서 높기 때문이다. 장미의 경우 난방비 비중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35%를 초과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40%를 상회하고 있다.


유가상승이 화훼농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유가가 기준년도 평균보다 10% 인상될 경우 국화 경영비는 14.0% 상승하고, 소득은 17.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미의 경우는 기준년도에 비해 경영비가 8.0% 상승하고, 소득은 12.8% 감소하게 된다. 이와 같이 유가상승은 화훼농가의 경영을 압박하여, 기존 화훼농가의 품목조정을 유도하거나 신규 화훼농가의 진입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즉 난방비 부담이 큰 절화에서 분화로 이동하거나 아예 저온성 시설채소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강세도 화훼 수출농가에는 23중의 어려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화훼 수출시장은 60%이상(절화의 경우는 거의 전량)이 일본인데, 일본의 엔화 가치가 2년 전에 비해 20% 정도 떨어져 수출농가가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 대부분의 절화 수출농가는 수출을 계속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화훼농가도 살리고, 신선농산물 수출의 견인차를 담당했던 화훼가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그 돌파구는 아무래도 꽃 수요확대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한 산업의 발전은 그 분야의 수요확대 여부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국내 꽃 수요가 뒷받침되어야 생산기반이 유지되고,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꽃의 수요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꽃을 생활화할 수 있는 기반조성이 필요하다. 즉 소비자가 꽃을 늘 가까이서 접할 수 있고, 꽃에 대한 가치인식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화원 외에 대형 유통업체나 편의점 등에서도 꽃을 취급하도록 유도하고, 지역별·품목별 꽃전시회나 박람회를 개최하여 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나가는 등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정부 지원과 함께 현재 시행하고 있는 화훼 자조금 제도를 고려할 수 있다.


꽃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넓히는 데는 TV・라디오 등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클 것이다. 언론매체를 통해 꽃의 기능성과 감성적 가치 등에 대한 홍보를 확대하고, 꽃 종류별 특성이나 관리기술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화훼소비는 계절성과 이벤트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량 수요기를 목표로 한 기획 상품 개발과 새로운 수요에 부응한 용도별, 화종별 신 상품 개발 등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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