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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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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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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정길

중국 2007년 '1호문건'과 농업문제

 정정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의 당(공산당)과 정부(국무원)가 공동으로 새해 최우선 정책 과제를 발표하는 문서인 ‘1호문건’이 4년 연속 농업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2004년 “농민의 수입 증대 촉진”, 2005년 “농업의 종합생산능력 제고”, 2006년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에 이어 올해는 “농업현대화의 적극 발전과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의 착실한 추진”을 1호문건의 주제로 채택하였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농업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현재 중국의 농업과 농촌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78년 개혁ㆍ개방정책의 도입이후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농촌의 실업인구 급증과 도농간 소득격차 확대, 농지의 비농업용으로 전환 가속화, 농업용수 부족 등 농업부문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도농간 소득격차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여 사회 전체적인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농촌 주민 일인당 소득에 대한 도시 주민 소득, 즉 도농간 소득격차는 최근 10년간 2.5배에서 3.2배로 확대되었다. 농업세 폐지나 농가지원 확대 등 농민의 소득 증대를 위한 일련의 정책 조치에도 불구하고 도농간 소득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농촌인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는 있으나 2005년 기준 57%로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삼농문제를 정책의 최우선에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1호문건이 “농업현대화의 적극 발전”과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의 착실한 추진”을 주제로 선정한 것은 농업도 전통농업에서 현대농업으로 탈바꿈해야만 경쟁력을 높여 세계화에 따른 시장개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농업이 풍요로워야 국가의 기초가 튼튼하고, 농민이 부유해야 나라가 융성하며, 농촌이 온건해야 사회가 안정된다(農業豊則基礎强, 農民富則國家盛, 農村穩則社會安). 따라서 삼농 업무를 강화하고, 농업의 현대화를 적극 발전시키며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을 견실하게 추진하는 일은 과학적인 발전론의 전면적인 실천과 사회주의 화합사회 건설의 필요조건이며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촉진시키는 중대 임무이다.”라는 문건의 서두는 중국 정부의 농업관을 시사하고 있다.

 

  2007년 1호문건은 삼농문제 해결 방안으로 모두 8개 항목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첫째, 삼농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여 현대 농업 건설을 촉진하는 투자보장시스템을 구축한다. 둘째, 농업기반 구축을 가속화하여 현대 농업의 설비와 장비 수준을 제고한다. 셋째, 농업과학기술 개발을 추진하여 현대 농업의 과학기술의 버팀목 건설을 강화한다. 넷째,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개발하여 현대 농업의 산업체계 발전을 공고히 한다. 다섯째, 농촌시장체계를 완비하여 현대 농업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물류산업을 발전시킨다. 여섯째, 새농민(新型農民)을 육성하여 현대 농업 건설 인재풀을 양성한다. 일곱째, 농촌종합개혁을 강화하여 현대 농업 발전 추진 체계를 창조한다. 여덟째, 농촌업무에 대한 당의 지도를 강화하여 현대 농업 건설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게 한다.

 

  이상 언급한 8가지 의견의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현대 농업’이란 용어가 8가지 의견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결국 2007년 1호문건의 핵심은 농업현대화에 있음을 의미한다. 호당 평균 경지면적 0.5㏊의 영세한 영농규모를 가진 중국의 상황에서 농가 경제를 어떻게 일으키고 농업을 어떻게 현대화 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후진타오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국가주석으로 취임한지 올해로 4년째이다. 결국 후주석이 취임 4년 내내 삼농문제를 국정의 최우선에 두어 왔다는 얘기다. “그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촌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니 당 전체가 위기의식을 갖고 이 문제를 핵심중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1호문건의 내용에서 삼농문제에 대한 후주석의 집념과 고민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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