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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 지방 내려간 청년들 “새 꿈 갖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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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등서 9개월간 업무-봉사 ‘청정지역 프로젝트 시즌1’ 마무리 참가자 절반 “지역에서 기회 모색” 지역 기업도 구인난 해소 등 효과
지방 내려간 청년들 “새 꿈 갖게됐다”
조상화 씨(27)는 4월부터 강원 영월군에 있는 영월군스포츠클럽에서 일하고 있다. 발레리노였던 그는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고민하다가 서울을 떠나 지역 생활을 선택했다. 채용 초기 요가, 필라테스 등 수업 보조 업무를 맡던 조 씨는 클럽 측의 제의로 전공을 살려 발레 수업을 열었다. 조 씨는 “서울에서 지낼 때는 미래에 관한 고민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발레 선생님이 되는 꿈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청년들이 9개월간 농촌지역 등에 머무르며 지역 기업에서 일하고 사회공헌활동도 벌이는 ‘청정(靑停)지역 프로젝트 시즌1’이 이달 말로 마무리된다.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에 만 19∼39세 청년 134명과 강원, 충청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의 4개 권역 기업 81곳과 지역 사회공헌기관 52곳이 참여했다고 30일 밝혔다.

참여 청년들은 올 초 신청을 받아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됐다. 지역에 내려간 청년들은 주 4일 근무하고 주 1일은 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월 최소 220만 원(세전)을 받고 기업별로 별도의 복리후생도 제공 받았다.

박원근 서울시 지역상생경제과장은 “지난해 경북지역 19개 기업, 청년 48명으로 시작한 시범사업이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됐고 참가자도 늘었다”며 “서울 청년들이 지역에 잘 정착하고 공동체의 소속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하게 소통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활동에 만족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청년의 47.4%는 지역 취업이나 창업을 하거나 현재 활동하는 기업 근무 기간을 연장하는 등 지역에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수도권으로 돌아가 취업이나 창업, 학업 등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은 20.5%였다.

박은정 씨(37·여)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상주다움협동조합에서 일하며 독립서점을 열기도 했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팔고 지역민과 글쓰기 모임도 꾸렸다. 박 씨는 “지역은 내 안의 가능성을 실현해준 곳”이라며 “이곳에서 지내며 서점을 열면서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속초의 영상제작업체에서 근무한 안소영 씨(28·여)도 회사와 근무 기간을 연장하고 지역에 더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구인난을 겪는 지역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86.5%였다. 인건비 감소나 우수 인재 채용, 조직 업무 효율성 증대 등의 효과를 얻었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참가자 134명 중 1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54명은 머무르는 기간을 연장했다.

시는 경제적 효과 외에도 참가 청년들의 인식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다른 이들과의 협업 능력이 상승하고 농촌 등 지역 문제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이다. 서울시가 펼치는 청년 관련 정책의 지지도도 상승했다.

시는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올여름 모집한 청정지역 프로젝트 시즌2에는 67명의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내년에는 1월에 사업에 참가할 기업을 모집하고, 3월에는 청년을 선발한다. 만 19∼39세 서울 거주 청년 15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인센티브 지원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내년에는 30명 이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등 청정지역 프로젝트가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로 자리 잡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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